“1~2초에 승부, 쇼핑계 유튜브 꿈꿔요”

유희왕 GS샵 모바일콘텐츠팀장이 3일 영등포구 GS강서타워에서 헤럴드경제와 인터뷰하고 있다. [GS샵 제공]

TV홈쇼핑이 TV를 벗어나고 있다. 주요 고객인 TV 시청자가 급격히 감소하는 상황에서 새로운 먹거리를 발굴하는 행보다. 답은 ‘모바일’이었다. 생방송에 특화한 기존 인프라를 활용해 모바일 라이브 방송을 키우며 접점을 늘리고 있다.

GS샵은 모바일 전략 중에서도 ‘숏폼(짧은 영상)’ 콘텐츠에 집중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업계 최초로 라이브 영상을 1분 내외로 줄인 ‘숏픽’을 선보인 뒤 콘텐츠를 늘리고, 고객 접근성을 높이며 관련 사업을 확장 중이다.

유희왕 GS샵 모바일콘텐츠팀장은 3일 영등포구 GS강서타워에서 진행한 헤럴드경제와 인터뷰에서 “중요한 건 기존 상품과 콘텐츠를 재창조해 모바일 채널을 이용하는 고객이 ‘발견(Discovery)’을 경험하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모바일 문법에 맞는 콘텐츠를 만들고, 고객의 반응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확인해 새로운 콘텐츠를 다시 만드는 ‘선순환 구조’가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이는 GS샵이 숏폼에 집중하는 배경이다. 숏폼에 대한 고객 반응은 그만큼 폭발적이다. 한국리서치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10월 기준 4명 중 3명이 유튜브 숏츠나 인스타그램 릴스 등 숏폼 콘텐츠를 시청했다. 홈쇼핑의 핵심 고객층인 50대도 10명 중 7명이 숏폼 콘텐츠를 소비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유 팀장은 “고객의 시청 패턴이 롱폼에서 숏폼으로, 빅스크린(큰 화면)에서 스몰스크린(작은 화면)으로 이동하고 있다”면서 “홈쇼핑도 모바일을 중심으로 고객 특성에 맞는 숏폼으로 진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숏폼 콘텐츠 문법은 무엇일까. 유 팀장은 ‘신속성’과 ‘초두효과(Primary Effect)’를 꼽았다. 그는 “빠른 콘텐츠를 제작하는 환경이 핵심”이라며 “GS샵은 생성형 AI(Gen AI) 기술을 갖춘 스타트업 회사를 만나 관련 기술을 활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1시간짜리 영상을 AI 시스템에 넣으면 자동으로 분석해 60분 중 가장 효과적인 1분을 자동으로 자르고 자막까지 덧붙여 영상을 완성한다”며 “더 나아가 AI가 자체적으로 판매가 잘 되는 영상이나 클릭 수가 많이 나올 만한 영상을 만드는 시스템도 구축할 계획”이라고 부연했다.

GS샵은 숏폼 콘텐츠가 상품을 결정하는 촉매 역할을 하는 것에 주목한다. 이른바 초두효과다. 초두효과란 처음 입력된 정보가 나중에 습득하는 정보보다 더 강한 영향력을 발휘한다는 개념이다.

유 팀장은 “숏폼이 상품에 대한 고객의 첫인상을 좋게 만들면 매출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며 “기승전결이 명확한 TV 콘텐츠에 비해 모바일 콘텐츠는 두괄식인데, 첫 1~2초에 고객의 시선을 사로잡지 못하면 뒷이야기를 보일 기회조차 없다”고 설명했다.

GS샵 라이브커머스 ‘샤피라이브’ 방송 중 중 쇼핑호스트가 착장을 바꾸기 위해 갑자기 카메라 밖으로 나갔다 들어오는 장면을 숏픽으로 만든 영상이 대표적이다. 호기심을 자극하는 편집이 돋보였다. 실제 해당 숏픽의 시청시간은 평균보다 7배 가까이 높았다.

GS샵은 앞으로도 숏픽에 더 힘을 줄 계획이다. 지난달 28일에는 애플리케이션(앱) ‘내비게이션 바’ 한가운데에 숏픽을 배치했다. 내비게이션바는 하루 평균 30만 고객이 클릭하는 영역이다. GS샵 자체 분석에 따르면 앱 사용자들은 하루 평균 세 번 앱에 들어가 평균 10개 정도의 숏픽 영상을 시청한다. 한 번에 영상을 보는 시간도 늘고 있다. 현재는 평균 90초 정도다. 유 팀장은 “그만큼 전략적으로 중요한 숏픽의 비중을 높이겠다는 의도가 담겨있다”고 했다.

새로운 발상으로 경쟁력을 키울 전략도 세우고 있다. 유 팀장은 “앞으로 숏픽에서 고객 참여를 적극적으로 활용해 보려고 한다”며 “고객이 숏폼을 만들면 다른 고객들이 그 숏폼을 보고 정보를 얻어 구매하는, 또 숏폼을 만든 고객이 이익을 얻는 쇼핑계의 유튜브 같은 그림을 그리고 있다”고 강조했다. 김벼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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