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이원율 기자]‘코리아 몬스터’ 류현진(37·한화 이글스)가 무너졌다.류현진은 5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4 프로야구 키움 히어로즈와 방문 경기에 선발 등판해 시선을 모았다.
하지만 류현진은 이날 4⅓이닝 동안 9피안타 2볼넷 2탈삼진 9실점(9자책점)으로 최악의 악몽을 마주하고 말았다.류현진이 한 경기에서 9실점을 한 건 프로 데뷔 후 첫 사례다. 이전까지 최다 실점 및 자책점 기록은 2012년 7월18일 삼성 라이온즈전에서 나온 8점이었다.
이로써 류현진의 KBO리그 복귀 첫 승과 개인 통산 99번째 승리 모두 물거품이 되고 말았다.류현진의 시즌 평균 자책점은 3.72에서 8.36으로 고공행진했다.
키움은 갑작스럽게 흔들린 류현진을 난타해 11-7의 짜릿한 역전승을 일궜다.
류현진은 이날 81개 공을 던졌다. 직구 최고 구속은 147km(약 92마일), 최저 구속은 140km(약 88마일)였다.
5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프로야구 2024 KBO리그 한화 이글스와 키움 히어로즈의 경기. 5회말 1사 만루 상황에서 한화 선발 투수 류현진에 키움 김휘집에게 2타점 적시타를 허용한 뒤 아쉬워하고 있다. [연합] |
류현진은 1회초 선두 타자 이주형에게 중전 안타를 허용했다. 그래도 로니 도슨을 루킹 삼진으로 잡고, 김혜성과 최주환을 모두 범타 처리해 상황을 원점으로 돌렸다.
2회초에 1사에서 이형종에게 볼넷을 내줬고, 송성문을 2루수-유격수-1루수로 이어지는 병살타로 유도하는 등 역투를 이어갔다.
한화는 3회초 공격에서 한 점을 땄다. 류현진은 3회말 키움 타선을 삼자범퇴 처리했다.그리고 한화의 타선은 4회초에 폭발, 4-0으로 점수 차를 벌렸다.류현진 또한 4회말 선두 타자 도슨을 삼진 처리하고, 이어 김혜성과 최주환을 뜬 공으로 무난히 잡았다.
5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프로야구 2024 KBO리그 한화 이글스와 키움 히어로즈의 경기. 5회말 무사 1,3루 상황에서 한화 선발 투수 류현진이 키움 김재현에게 1타점 적시타를 허용한 뒤 고개를 숙이고 있다. [연합] |
5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프로야구 2024 KBO리그 한화 이글스와 키움 히어로즈의 경기. 5회말 한화 선발 류현진이 7실점을 허용한 뒤 마운드를 내려오고 있다. [연합] |
그러나 류현진은 5회말 수비부터 흔들리기 시작했다.구속은 떨어지지 않았지만, 제구가 조금씩 흔들렸다. 4회까지 59구의 공을 던진 그에게 체력적 문제가 나타난 것으로 보였다.
류현진은 선두 타자 김휘집에게 좌전안타를 허용했다. 이어 후속 타자 이형종에게는 스트레이트 볼넷을 줬다.모두 140km(시속 88마일)대의 빠른 공이었지만, 스트라이크 존에 들어가질 않았다.
류현진은 무사 1, 2루에서 송성문을 우익수 뜬 공으로 잡으며 첫 아웃카운트를 잡았다.하지만 이후 류현진의 공 대부분은 가운데로 몰리기 시작했다.키움 타자들은 이에 안타 행진을 벌였다.
류현진은 김재현에게 좌익선상 적시 2루타, 박수종에게 좌전 적시타, 이주형에게 중전 적시타, 도슨에게 우전 적시타, 김혜성에게 좌전 적시타, 최주환에게 우전 적시타, 김휘집에게 중전 적시타를 맞았다. 류현진 입장에서는 끝없는 악몽이었다.
박수종부터 김휘집까지 타자 6명은 모두 1~2구 내 빠른 승부를 봤다.4-0 스코어는 순식간에 4-7까지 벌어졌다.
5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프로야구 2024 KBO리그 한화 이글스와 키움 히어로즈의 경기. 5회말 한화 선발 류현진이 7실점을 허용한 뒤 마운드를 내려오고 있다. [연합] |
한화 벤치는 뒤늦게 김서현을 마운드로 올렸다. 김서현은 1사 1, 3루에 구원투수로 올라왔지만 이형종에게 좌전 적시타를 맞아 류현진의 실점은 8점으로 늘어났다. 이어 김재현이 몸에 맞는 볼로 출루, 2사 만루가 됐다. 대타 임지열이 나와 밀어내기 볼넷을 얻은 덕에 류현진이 남겨둔 주자가 모두 득점했다. 이로써 류현진의 실점 및 자책점은 9점으로 증가했다.
한편 키움은 5회말 류현진과 김서현을 상대로 8명 타자가 연속 안타를 기록하는 등 팀 역대 최다 연속 타자 타이 기록을 세웠다.
한화는 창단 이후 시즌 초반 10경기 최고 성적을 거두며 기세를 바짝 올리고 있다. 10경기에서 8승을 거두는 등 상승세가 계속되고 있다. 이에 류현진 또한 12년 만에 친정팀에 복귀, 첫승을 노릴 생각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