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타니 홈런볼, 경비원 12명이 위협” 10만불 가치인데…

오타니가 3일 다저스 유니폼을 입은 뒤 첫 홈런을 날린 뒤 덕아웃으로 돌아오면서 팀동료 테아스코 헤르난데스가 축하세레모니로 해바라기씨를 던지자 즐거운 표정으로 눈을 감고 있다.[게티이미지닷컴]

[헤럴드경제=이원율 기자]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의 슈퍼스타 오타니 쇼헤이(29·로스앤젤레스 다저스)가 개막 9경기만에 때린 시즌 첫 홈런 뒤에는 훈훈한 사연이 따라왔다. 홈런공을 잡은 관객이 오타니에게 흔쾌히 공을 돌려줬다는 소식이었다.

하지만 정작 당사자인 관객은 “홈런볼 회수 과정에서 불편함을 느꼈다”며 “경호원들이 위협적인 분위기를 조성했다. 오타니도 만날 수 없었다”는 취지의 폭로를 한 보도가 나왔다. 그러니까, 이 내용이 사실이라면 앞서 알려졌던 ‘따뜻한’ 일들이 사실상 모두 부정될 상황에 처한 것이다.

미국프로야구(MLB) 로스앤젤레스 다저스에서 활약하는 일본 야구스타 오타니 쇼헤이가 3일(현지시간)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의 경기 7회에 시즌 첫 홈런을 치고 있다. 이날 경기는 LA다저스가 5-4로 승리했다. [연합]

4일(현지시간) 미 스포츠 전문매체 디애슬레틱에 따르면 암바 로만과 알렉시스 발렌수엘라 부부는 전날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2024 MLB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 다저스의 경기 7회 말에 오타니가 친 비거리 430피트(약 131m)짜리의 ‘대형 홈런’공을 잡았다.

경기 당일 미국과 일본 매체는 오타니의 홈런공을 잡은 여성 관객이 오타니에게 흔쾌히 공을 돌려줬다고 전했다.

하지만 디애슬레틱에 따르면 로만 부부는 “홈런볼 회수 과정에서 불편함을 느꼈다”며 “경호원들이 위협적인 분위기에서 홈런볼 기증을 요구했으며, 오타니도 만날 수 없었다”고 주장했다.

자신을 다저스의 오랜 팬이라고 밝힌 로만은 오타니의 홈런볼을 쥔 짜릿했던 순간을 떠올리면서도 “보안 요원들과 만났을 때 나는 압박감을 느꼈다”며 “그들은 위협적이었다”고 했다.

로만의 남편 발렌수엘라도 “보안 요원들이 나와 아내를 분리했다”며 “아내는 위협적인 상황에서 그들과 대화를 했다. 우리는 금전적으로 어렵지 않기에, 그저 합당한 대우를 받기를 바랐다”고 했다.

부부에 따르면 보안 요원 12명 이상이 로만을 둘러싸고 “야구공을 갖고 구장을 떠나면, 구단은 그 공이 오타니의 홈런볼이라는 인증을 거부할 것”이라고 압박했다.구단이 오타니의 홈런공을 인증하지 않으면 해당 공의 가치는 떨어질 수밖에 없다.

디애슬레틱에 따르면 오타니의 다저스 이적 후 첫 홈런공은 10만 달러(약 1억3500만원)의 가치를 갖는다. 일반적으로 경기 중 관중석에 날아간 공은 이를 주운 관중 소유가 된다. 하지만 의미가 큰 홈런공은 구단이 공을 잡은 관중과 협상해 이를 돌려받기도 한다.

발렌수엘라는 “다저스 구단에 홈런공을 내준 건 후회하지 않는다. 돈을 위해 공을 쥘 생각도 없다”라면서도 “다저스 구단이 강조한 팬 사랑은 어디에 갔는지. 우리를 대하는 태도는 실망스러웠다”고 했다.

이러한 논란이 확산하자 다저스 구단은 “홈런공을 기증한 팬과 추후 다른 논의를 할 수 있다”고 했다.

오타니가 전날 “무척 특별한 공이다. 돌려줘서 감사하다”며 홈런공을 돌려받은 과정에 대해 일부 매체는 “오타니가 직접 팬을 만나 감사 인사를 전했다”고 전했는데, 이는 통역 과정에서 “구단과 팬이 직접 소통했다”는 말이 잘못 전달된 것으로 확인됐다.

미국프로야구(MLB)에서 활약하는 일본 야구스타 오타니 쇼헤이가 28일(현지시간)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와의 미국 본토 개막전에서 1회 2루타를 치고 달려가고 있다. 오타니는 이날 3타수 2안타 1볼넷을 기록했다. [연합]

한편 오타니는 이날 홈경기에서 2번 지명타자로 선발 출전했다. 오타니는 팀과 그 스스로도 애타게 원한 올 시즌 1호이자 다저스 입단 후 첫 홈런을 때렸다.

샌프란시스코 왼손 투수 테일러 로저스로부터 비거리 131m, 타구 속도 약 170km, 발사각 24도에 이르는 ‘대포’였다.

오타니는 경기가 끝난 후 새로운 통역인 윌 아이어튼을 통해 “솔직히 첫 홈런이 나와서 정말 다행”이라며 “스윙이 좋지 않았기에 이제 무척 안심되는 게 사실”이라고 했다.

오타니가 MLB 정규시즌에 홈런을 친 건 지난해 8월24일 신시내티 레즈전 이후 224일만이다. 경기수로 치면 19경기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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