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싫어서 尹 뽑았다?” 유권자 움직이는 건 ‘싫은 당’ 향한 적대감

윤석열 대통령이 제22대 국회의원선거 사전투표가 시작된 5일 부산 강서구 명지1동 행정복지센터 사전투표소에서 투표용지를 투표함에 넣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김유진 기자] 최근 세 차례 대통령 선거를 거치면서 유권자들의 정서적 양극화가 심해져 투표에 영향을 미쳤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특히, 유권자들이 지지정당에 대한 호감도보다 지지하지 않는 상대정당을 향한 적대감으로 움직이는 쪽으로 바뀌고 있다는 분석이다.

7일 학계에 따르면 김성연 건국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서울대 한국정치연구소 학술지 한국정치연구 최근호에 이런 내용의 '한국 유권자들의 정서적 양극화와 투표 선택' 논문을 게재했다.

분석 결과 양당 지지자들의 상대 정당에 대해 부정적(호오도 0~10점 가운데 5점 미만) 감정을 지닌 유권자들의 비율은 18대 57.2%에서 19대 74.2%, 20대 86.5%로 증가했다. 10년 동안 약 30%포인트 폭증한 수치다.

양당 지지자들의 정서적 양극화 수준을 보여주는 ‘지지 정당과 상대 정당에 대한 호오도 편차’는 18대 3.9점에서 19, 20대 5.1점으로 커졌다.

주목할 점은 세 차례 대선을 거치며 정서적 양극화가 클 수록 투표 참여 성향도 강해지는 경향이 드러났다는 점이다. 당선자를 지지할 확률은 18대 6%, 19대 7%, 20대 14.5%로 정서적 양극화가 심화될수록 증가 폭이 커졌다.

특히 18대 대선에서는 유권자들의 투표 선택이 상대 정당에 대한 적대감보다 지지 정당에 대한 호감에 더 큰 영향을 받았으나, 19대와 20대 대선으로 갈수록 지지 정당에 대한 호감보다 상대 정당에 대한 적대감에 더 큰 영향을 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김 교수는 한국사회과학데이터센터(KSDC)의 18대(2012년·박근혜 대통령 당선), 19대(2017년·문재인 대통령 당선), 20대(2022년·윤석열 대통령 당선) 대선 관련 유권자 의식조사 결과를 분석에 활용했다. 해당 조사는 각 대선 선거일 직후 전국 성인 남녀 1천200명(18·19대), 1250명(20대)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정서적 양극화는 국민의힘 등 보수 계열 정당(이하 보수 정당)과 더불어민주당 계열 정당(이하 민주당) 지지자들의 지지 정당과 상대 정당에 대한 호오도(좋음과 싫음 정도)를 이용해 측정했다.

가장 부정적인 감정은 0점, 중립은 5점, 가장 긍정적인 감정은 10점으로 매겨졌다. 김 교수는 정치적 양극화를 정서적 측면과 이념이나 정책에 대한 선호를 기준으로 하는 이념적 측면으로 살펴볼 수 있다면서 정서적 측면을 중심으로 양극화를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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