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리 공습에 이커머스 ‘셀러모시기’ 경쟁

서울 시내 한 쿠팡 물류센터에서 직원이 물류 상하차업무를 하고 있다. [연합]

중국계 이커머스(전자상거래) 업체 알리익스프레스가 국내 셀러(판매자) 육성에 직접 나선다. 격화하는 경쟁 속에서 국내 이커머스도 발등의 불이다. 쿠팡을 비롯해 G마켓, 11번가는 물류비 지원부터 할인쿠폰 등 다양한 물량 공세를 펼치며 정면 대응에 나서고 있다. 경기 침체 속에서 판매 채널을 넓혀야 하는 국내 셀러의 움직임에 업계가 주목하고 있다.

8일 업계에 따르면 알리익스프레스는 최근 ‘인큐베이션 스페셜리스트’라는 직무의 인력을 채용하고 있다. 한국 ‘오픈마켓’ 셀러들이 알리익스프레스에 입점한 뒤 초기에 멘토 역할을 하는 업무다.

구체적으로 인큐베이션 스페셜리스트는 알리익스프레스 신규 셀러에게 3개월간 주문이나 제품, 결제 등 알리익스프레스 시스템을 알려준다. 또한 셀러가 경쟁력 있는 제품 포트폴리오를 작성하도록 지원하고 카테고리 선택, 브랜드 강조와 제품 강조 사항에 대해 설명해준다. 그 밖에 제품 설명이나 가격 전략, 마케팅에 대해 조언해 판매 성장을 지원하고 알리익스프레스 행사에 참여하도록 돕는다. 종합하면 국내 신규 셀러를 육성하는 역할인 셈이다.

알리익스프레스는 국내 셀러를 유치해 오픈마켓을 키우는 데 주력하고 있다. 최근 모기업인 알리바바는 정부에 한국 셀러들에게 1억 달러(약 1340억원)를 지원하는 방안을 담은 사업계획서를 정부에 제출했다. 국내 셀러들의 우수 상품을 발굴하기 위한 소싱(조달) 센터를 설립하고 6월에는 한국 셀러를 대상으로 하는 글로벌 판매 채널도 개설할 예정이다. 3년간 국내 중소기업 5만 곳의 수출을 지원한다는 계획이다.

앱·리테일 분석 서비스 와이즈앱·리테일·굿즈에 따르면 알리익스프레스 애플리케이션(앱)의 국내 이용자 수는 2월 818만3000명에서 3월 887만1000명으로 68만명(8.4%) 늘었다.

국내 이커머스 업체들도 셀러 경쟁력을 키우기 위한 전략을 내세우며 맞대응하고 있다. G마켓은 이달부터 6월까지 3개월간 ‘스마일배송’에 신규로 가입한 셀러에게 각종 물류 비용 지원부터 할인쿠폰 지급 등 4종의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 스마일배송은 G마켓의 익일 합배송 서비스다. 주문부터 입고, 재고관리 및 배송 등 상품 판매 시 발생하는 모든 물류과정을 G마켓이 대행하는 서비스다.

11번가는 최근 풀필먼트 서비스 ‘슈팅셀러’를 도입했다. 셀러가 11번가의 인천 물류센터에 상품을 입고하면 이후 보관, 포장, 배송, 재고 관리, 교환, 반품을 모두 11번가가 맡아 진행하는 서비스다. 이 서비스를 이용하면 상품 주문 바로 다음날 소비자에게 배송이 가능하다. 그동안은 직매입 상품에만 적용하던 서비스인데 이번에 오픈마켓까지 확장했다.

특히 다른 이커머스 플랫폼을 통해 판매하는 상품의 물류까지 대행한다. 자체 개발한 창고관리시스템(WMS)에 다른 이커머스 주문 정보를 연동해 다른 플랫폼을 통해 주문이 들어와도 11번가 물류 네트워크로 배송을 해주는 식이다.

쿠팡도 최근 지방 소상공인과 전통시장 상인들의 입점을 늘리고 있다. 소상공인 판매 전용관을 새로 만들고 소상공인에게 상품 이미지, 용량 등과 관련한 1대1 컨설팅을 제공한다.

업계 한 관계자는 “알리익스프레스가 수수료를 받지 않고 성장을 지원하는 정책을 내세우면서 셀러들의 이탈이 가속화하고 있다”며 “국내 이커머스들도 셀러 모시기에 더욱 힘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김벼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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