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새 기술에 개방적…어르신도 카톡 척척 쓰는 모습 놀라워” [헤경이 만난 사람-마틴 행켈만 한독상공회의소 대표]

마틴 행켈만(앞줄 왼쪽 세 번째) 한독상공회의소 대표가 지난달 8일 주한독일대사관에서 열린 ‘2024년 세계 여성의 날’ 기념행사에서 참석자들과 손하트를 그려보이고 있다. [한독상공회의소 제공]

마틴 행켈만 한독상공회의소 대표는 올해로 한국 생활 4년차를 맞았다. 행켈만 대표는 한국에 대한 인상을 묻자 ‘활력 넘치는 민주국가’, ‘새로운 기술에 열려 있는 나라’라고 요약했다.

행켈만 대표는 평소 국내 박물관과 고궁 등을 찾아다니며 한국의 역사를 배우고 있다. 이를 통해 오늘날 한국이 어떻게 소프트파워를 갖고 경제적으로 성장했는지 이해하게 된다고 말했다.

한국에 오기 전 튀니지와 필리핀에서도 독일상공회의소 대표를 지냈던 그는 “새로운 문화와 경제, 정치 환경을 경험하는 것은 항상 즐겁다. 활력이 넘치는 민주국가인 한국에서 근무하게 돼 기쁘게 생각한다”고 했다.

그는 특히 한국 사회와 기업이 새로운 기술을 받아들이는 자세와 속도에 놀라움을 표했다. 행켈만 대표는 “한국의 강점 중 하나는 모든 이해 관계자들이 새로운 기술을 실험하고 채택하는 데 있어 매우 개방적이고 적극적인 태도를 갖고 있다는 점”이라며 “이것이 한국이 글로벌 시장에서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는 핵심 요소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독일은 많은 사람들이 새로운 기술을 도입할 때 질문도 많고 의구심이 많다. 그런데 한국에서는 연세 많으신 분들도 카카오톡 뿐만 아니라 더 많은 새로운 기술들을 이미 실생활에서 사용하고 있어 굉장히 놀라웠다”고 했다.

그러면서 “한국인들이 하나의 프로젝트를 맡으면 진취적으로 실행하고, 예상되는 문제도 미리 파악해 선제적으로 해결하는 접근 방식을 높이 평가한다”고 강조했다. 미래 지향적이고 유연한 문제 해결능력을 갖추고 있는 점도 한국의 강점으로 꼽았다.

한국 특유의 ‘빨리빨리 문화’에 대해 언급하는 것도 잊지 않았다. 최근 한독상의 사무실을 이전하면서 겪은 경험을 예로 들었다. 행켈만 대표는 “과연 6주 만에 회사 전체를 이사하고 인테리어까지 모두 마무리할 수 있을까 걱정했다”며 “독일 출장을 갔다가 일요일에 돌아왔는데 바로 전날인 토요일에 이삿짐센터 직원들이 모든 걸 다 끝낸 것을 보고 정말 깜짝 놀랐다”고 회상했다. 이어 “사실 독일에서는 주말에 누가 나와서 일을 하는 모습을 생각할 수 없다. 근데 한국에서는 토요일 아침에 이 모든 것을 다 끝냈다는 것이 매우 놀라웠다. 한국의 ‘빨리빨리 문화’를 통해 나타나는 효율성에 항상 감탄을 한다”고 말했다.

거꾸로 한국에 전수할 만한 독일만의 좋은 제도나 문화를 묻자 그는 “독일 기업과 시민들이 탄소배출을 줄이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점은 한국에서도 참고할 만 하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독일은 가정과 일의 양립을 굉장히 중요하게 생각한다”며 “자녀 양육에 부부가 똑같이 참여할 수 있도록 사회적인 분위기가 좀 더 유연해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현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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