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명 중 한명은 운다…이기면 대권가도 탄력 [선택 4·10]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8일 서울 동작구 남성사계시장 입구에서 류삼영 후보 지원 유세를 하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안대용·박상현·박지영·양근혁 기자] 정치권은 이번 총선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겸 상임 공동선거대책위원장과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겸 총괄 선거대책위원장의 ‘정치적 명운’과도 연결된다고 전망한다. 당 대표이자 대선주자로서 총선 결과에 따른 영향을 직접적으로 받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나아가 결과에 따라 어느 한 쪽은 물론 두 사람 모두 타격을 받게 될 수도 있기 때문에 이번 총선 결과가 더욱 주목받는 상황이다.

8일 헤럴드경제 취재를 종합하면 민주당이 목표로 설정한 의석 수는 ‘과반’이다. 더불어민주당 소속으로 당선되는 지역구 의원과 더불어민주연합의 비례대표 당선 의원 수를 합쳐 151석 이상이어야 총선 승리로 볼 수 있다는 것이다. 이날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한 김민석 선대위 총선상황실장도 “저희는 처음부터 151석을 최대 목표로 기대한다. 단독 과반이면 좋겠다고 말씀드려왔다”고 했다.

이를 감안할 때 이번 총선에서 민주당이 승리했다고 할 수 있는 정도의 의석을 얻는다면, 당 대표이자 상임 공동선대위원장으로 선거전을 이끈 이 대표의 당내 입지와 대권 가도가 탄탄대로로 펼쳐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헤럴드경제에 “민주당이 과반만 해도 이 대표는 탄탄대로”라며 “이 대표를 이길 수 있는 사람이 당 안팎에 지금 아무도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과반을 하면 의회정치를 완전히 독식할 수 있는 것”이라며 “21대 국회 후반기 때와 똑같이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최창렬 용인대 특임교수도 “민주당이 이기면 이 대표가 대권 가도를 계속 달리는 건 상수라고 봐야지 않나”라고 했다. 최 교수는 “이 대표는 야권의 막강한 대선주자로, 재판도 계속 미뤄질 수 있다”며 “재판부가 부담을 느낄 것이고, 재판부가 정무적 판단을 하지 말라는 법이 있나”라고 말했다.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8일 경기 이천시 중리천로에서 송석준 후보 지원유세를 하고 있다. [연합]

지난해 말 정치권에 본격적으로 뛰어든 한 위원장의 경우, 국민의힘이 민주당보다 한 석이라도 더 많이 얻어 ‘원내 1당’이 될 경우 확실한 승리를 거둔 것으로 볼 수 있을 것이란 평가가 나온다.

이준한 인천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국민의힘이 원내 1당이 되면 그 의석이 얼마나 되든 한 위원장은 차기 권력, 미래 권력으로 향하게 된다”고 내다봤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일단은 한 석이라도 민주당보다 많으면 성공”이라고 말했다. 차재원 부산가톨릭대 특임교수는도 “국민의힘이 제1당이 된다고 하면 말 그대로 한 위원장은 날개를 다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정치권 전문가들은 한 위원장이 ‘승리’를 거두지 못하더라도 민주당과 견주어 선방했다고 할 수 있는 수준의 의석을 확보할 경우 ‘정치적 생명력’은 계속 이어갈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를 위한 최소치는 지난 21대 총선에서 미래통합당과 비례 정당인 미래한국당이 얻은 의석수 합인 103석이 제시됐다. 다만 여기에 미치지 못하는 결과를 받아들 경우 정치적 복귀조차 쉽지 않을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장성철 공감과 논쟁 정책센터 소장은 “한 위원장은 지난 총선의 103석보다 많이 얻으면 성공적이라고 볼 수 있다”며 “100석 이하 결과가 나오면 한 위원장은 선거를 지휘했던 사람으로서 앞으로 정치적 입지가 불투명해진다고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공천과 선거 지휘를 잘 못했다는 평가와 함께 윤석열 대통령의 견제로 상당히 험난한 시기를 겪을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김형준 배재대 석좌교수는 “한 위원장은 이번에 이기지 못한다 하더라도 근소한 차로 선방할 수 있는 부분도 있다”면서도 “완전히 패배하면 정치적 복귀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총선 결과와 무관하게 이 대표의 경우 현재 받고 있는 형사재판들의 ‘사법리스크’를 무시할 수 없을 것이란 전망도 제기된다.

이준한 교수는 “민주당이 180석 이상이 돼도 탄탄대로는 아닐 것”이라며 “전당대회까지는 탄탄대로일지 모르지만 이후까지도 대권, 대선까지 이렇게 안정적으로 될 거다라고 하기엔 좀 성급한 것 같다”고 말했다. 김형준 교수도 “이재명 대표는 이긴다 하더라도, 사법리스크랑 이기는 건 별개”라며 “선거 끝나고 나도 대장동 사건 포함해서 계속 재판을 받아야 되는데 결코 만만치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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