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이미 다이먼 JP모건체이스 회장. [로이터] |
[헤럴드경제=김현경 기자] 세계 최대 은행 JP모건체이스의 제이미 다이먼 회장이 미국 금리가 향후 8% 이상까지 급등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사상 최대 규모의 재정 적자와 지정학적 긴장이 인플레이션(물가 상승)과의 싸움을 복잡하게 만들 위험이 있다는 것이다.
다이먼 회장은 8일(현지시간) 주주들에게 보내는 연례 서한에서 “물가 지표를 포함해 많은 주요 경제 지표가 현재 호조를 나타내고 있고, 앞으로 더 좋아질 가능성이 있다”면서도 “그러나 앞을 내다보면 물가 상승에 압력을 가할 요인들이 있음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속적인 재정 지출, 세계의 재무장화, 세계 무역 질서 재편, 녹색 경제 자본 수요, 에너지 인프라 투자 부족에 따른 에너지 가격 상승 가능성 등을 위험 요인으로 꼽았다.
그는 현재 미 주식과 채권 시장이 과도한 낙관론에 기반해 고평가돼 있다며 경제 연착륙 가능성에 의문을 제기했다.
다이먼 회장은 “대부분 평가척도에서 현재 주가는 평가가치 범주의 상단에 위치하고 있고, 회사채 스프레드(회사채와 미 국채와의 수익률 차이) 또한 극도로 작아진 상황”이라면서 “현재 시장은 경제 연착륙 가능성을 70∼80%로 반영하고 있는데, 나는 그 확률이 훨씬 낮을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이어 “만약 장기채 금리가 6% 이상으로 상승하고, 경기 침체까지 수반한다면 은행 시스템뿐만 아니라 부채가 많은 기업에 많은 어려움이 수반되게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채권 수익률이 2%포인트 가량 상승할 경우 주식 등 금융자산 가치가 20% 가량 하락하고, 오피스 부동산 시장은 타격이 더 클 것이라는 지적이다.
그는 “경제가 어디로 향하는지에 따라 금리가 2%까지 떨어지거나 8% 또는 그 이상으로 치솟을 수 있다는 다양한 시나리오에 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다이먼 회장은 현재 국제 질서를 개편할 필요가 있으며 ‘새 브레턴우즈 체제’가 필요할 수 있다고 전했다.
세계 2차대전 종식 후 성립된 브레턴우즈 체제는 미국 달러를 기축통화로 떠받치며 미국에 세계 경제 패권을 쥐여준 것으로 평가받는 체제다. 국제통화기금(IMF)과 세계은행(WB)은 브레턴우즈 체제를 떠받치는 핵심 기관으로 여겨진다.
다이먼 회장은 “2차대전 후 서방이 구축한 규칙에 기반을 둔 국제질서는 자체적인 실패와 복잡해진 세계를 따라가지 못해 외부 세력의 공격을 받고 있으며 점점 더 약화하고 있다”며 “지금이 바로 브레턴우즈 체제를 재구상할 적기일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