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COMEX)에서 5월 인도분 구리 선물은 장중 한때 파운드당 4.3350달러(약 5913원)에 거래되며 연고점을 새로 썼다. 전날 2022년 6월 이후 최고 수준을 기록한 후 상승폭을 확대한 것이다. 다만 이날 종가는 전거래일(4.2855달러)보다 0.0035달러 떨어진 4.2820달러(약 5840원)를 기록했다.
같은 날 런던금속거래소에서도 3개월물 구리 가격이 장중 톤당 9516.5달러(약 1298만원)까지 오르며 장중 기준 2022년 6월 이후 최고치를 경신했다. 단 이후 상승폭을 반납해 9407.0달러(약 1283만원)로 마감했다.
구리 가격은 경기 사이클에 민감하게 반응해 경제 상황을 예측하는 지표로 여겨진다. 구리는 에너지 전환 생태계에 매우 중요한 금속으로 전기차, 전력망, 풍력 터빈 제조에 필수적이다.
전문가들은 공급 리스크와 에너지 전환 관련 수요 증가로 구리 가격 급등이 둔화할 조짐이 보이지 않는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CNBC에 따르면 씨티는 “금세기 두 번째 구리 강세장이 진행 중”이라며 이는 첫 번째 강세장 이후 약 20년 만이라고 밝혔다.
씨티는 구리 가격이 향후 몇 달 동안 추가 상승해 연말까지 톤당 평균 1만달러(약 1364만원)를 기록하는 것을 기본 시나리오로 봤다. 2026년에는 1만2000달러(약 1637만원)까지 오를 것이란 전망이다.
씨티 애널리스트들은 보고서에서 “강한 경기 순환 회복이 언제든 일어날 경우 구리는 폭발적인 가격 상승이 가능하다”며 “이 경우 가격은 3분의 2 이상 상승해 톤당 1만5000달러(약 2046만원)까지 갈 수 있다는 게 강세장 시나리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기본 시나리오의 1만2000달러는 2025~2026년 주기적인 수요 증가의 소폭 증가만을 가정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도 올해 구리 가격 목표가를 기존 전망치인 8625달러(약 1176만원)에서 9321달러(약 1271만원)로 대폭 상향 조정했다.
BoA는 “구리는 에너지 전환의 진원지에 있으며 이는 광물 공급 증가의 부족을 심각하게 느끼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BoA 애널리스트들은 보고서에서 “타이트하게 집중된 가용성으로 인해 중국 제련소와 정유사의 생산량이 점점 더 제한되고 있으며 정제 구리 소비자들이 국제 시장으로 다시 밀려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동시에 미국과 유럽의 수요는 경제가 바닥을 치면서 반등할 것”이라며 “이는 에너지 전환으로 인한 수요 증가와 함께 올해 구리 시장을 공급 부족으로 몰아넣을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