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신탁업 수탁고 1300조원 돌파…퇴직연금 두자릿수 성장

[헤럴드경제=강승연 기자] 지난해 금융회사들이 운용하는 신탁규모가 1300조원을 넘어섰다. 퇴직연금, 부동산담보신탁 등을 중심으로 성장세가 이어졌다.

11일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2023년 신탁업 영업실적(잠정)에 따르면, 60개 신탁사(은행·증권·보험·부동산신탁사)의 수탁고는 지난해 말 1310조7000억원으로 전년 말 대비 7.1% 증가했다. 신탁은 금융회사가 수수료를 받고 자산을 대신 관리·운용해주는 사업이다.

업권별 수탁고를 보면 은행은 632조원, 증권사는 252조8000억원, 보험사는 23조8000억원을 기록했다. 은행과 보험사는 전년 대비 각각 16.7%, 20.7% 수탁고를 불린 것이다. 반면, 증권사는 수탁고가 6.5% 줄어들며 2년 연속 감소세를 지속했다. 부동산신탁사의 경우, 2.6% 늘어난 402조1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수탁고 비중은 은행이 48.2%로 가장 크고, 그 뒤로 부동산신탁사(30.7%), 증권사(19.3%), 보험사(1.8%) 순이었다. 은행과 보험사의 점유율이 전년 대비 3.9%포인트, 0.2%포인트 확대된 반면, 부동산신탁사와 증권사의 점유율은 1.3%포인트, 2.8%포인트 축소됐다.

금감원은 “은행·보험은 퇴직연금 증가 등으로 수탁고가 증가한 반면, 증권은 정기예금형 감소 등으로 수탁고가 감소했다”며 “부동산신탁사는 담보신탁, 차입형토지신탁 확대로 수탁고가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금융감독원 자료]

신탁재산별로 보면, 금전신탁이 601조6000억원으로 전년 말 대비 1.9% 증가했다. 특정금전신탁이 587조2000억원으로 대부분이었는데, 그 중에서도 퇴직연금이 13.7% 늘어난 289조5000억원으로 확대되면서 전체적으로 2.1% 증가했다. 반면, 정기예금형 신탁은 예금금리 인하 여파로 26조1000억원 감소했다.

재산신탁은 11.9% 증가한 708조3000억원을 기록했다. 부동산담보신탁이 358조2000억원으로 7.4% 증가했고, 금전채권신탁도 215조원으로 26.3% 급증하며 증가세를 견인했다.

지난 한 해 금융회사들이 받은 신탁보수는 총 2조3384억원으로 전년 대비 1.7% 증가했다.

금감원은 “신탁사에 대한 리스크관리를 강화할 계획”이라며 “특히 증권 등 성장이 다소 정체된 업권의 경우 현황 및 원인을 면밀히 모니터링하는 한편, 투자자 보호에도 만전을 기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Print Friendl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