캘리포니아 푸룬 |
“아내와 세 아이들에게도 매일 푸룬(Prune·말린 서양자두)을 먹으라고 잔소리합니다.”
최근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호텔에서 만난 돈 제아(Donn Zea) 미국 캘리포니아 푸룬 협회장은 이같이 말하며 미소 지었다. 자기 가족에게도 적극 권한다는 말에 푸룬에 대한 그의 자부심이 느껴졌다.
돈 제아 협회장은 미 농무부(USDA) 주관의 ‘농업무역 사절단 비즈니스 상담회’ 참석을 위해 방한했다. 캘리포니아 푸룬 협회는 미 농무부 관리하의 비영리 단체다.
그는 “한국은 매우 중요한 시장”이라고 재차 강조했다. 과일의 품질을 까다롭게 고르는 한국 소비자의 특성이 협회 입장에서 굉장히 매력적이라는 의미였다. 그래서 협회는 “한국인에게 푸룬의 영양소뿐만 아니라 훌륭한 맛과 높은 활용성을 알리기 위해 많은 투자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돈 제아 협회장은 캘리포니아 푸룬의 지속가능한 생산 방식을 강조했다. [캘리포니아 푸룬 협회 제공] |
협회에 따르면 한국은 캘리포니아 푸룬의 60여 개 수출국 중 7위(2023년 수출액 기준)를 차지한다. 20년 전 한국 시장에 첫발을 내디딘 후, 현재 다수의 캘리포니아 푸룬 공급업체들이 활동 중이다.
한국 시장의 긍정적 전망과 그 중요성은 ‘캘리포니아 농업 전문가’로서 내린 분석이었다. 돈 협회장은 33년간 캘리포니아 농업과 관련된 비영리 단체와 기관, 대학에서 주요 직책을 맡아왔다. 북부 캘리포니아 수협, 캘리포니아 마케팅 협정 등에서 회장직도 수행했다. 현재 캘리포니아 주립대학 농업연구소와 캘리포니아 건과일 연합 등 이사회에서 활동하고 있다. 지난 2011년부터는 캘리포니아 푸룬 협회장을 맡았다.
돈 협회장은 “캘리포니아만큼 푸룬을 재배하는 과정에서 지속가능성을 고려하는 곳은 없다”고 단언했다. 지속가능성 및 식품 안전성과 관련해 연방 정부와 캘리포니아주의 엄격한 농업 기준을 준수한다는 주장이다.
최근 국내에서도 남미 등의 푸룬 제품들이 판매되면서 시장 경쟁은 치열하다. 그는 캘리포니아의 차별화된 생산 방식을 강조하며 “화학성분을 최대한 적게 사용한다”고 했다. 소비자가 먹기에 더 안전하면서 나무에 투여하는 성분을 줄여 경제적 비용을 줄일 수 있다는 설명이다. 지속가능한 생산이 중요한 이유는 또 있었다. 그는 “과수원의 토양 건강과 주변 환경을 지키는 일은 농가 후손에게 좋은 과수원을 물려주기 위한 목적도 있다”고 했다. 현재 협회의 모든 농가는 가족 농가로 구성된다.
일정한 맛을 위해 최첨단 기술을 이용하는 것도 캘리포니아 푸룬의 특징이다. 돈 협회장은 “다른 지역과 달리, 푸룬의 당도가 최고 수치에 도달할 때까지 수확하지 않고 기다린다”며 “‘빨리’와 ‘많이’가 아니라 굴절계 기계를 통한 세밀한 당도 측정을 중요하게 여긴다”고 설명했다. 식감도 마찬가지다. 그는 “수확한 푸룬을 햇빛에 말리는 경우가 많지만, 캘리포니아에서는 ‘건조 터널’ 시설을 이용한다”며 “일정한 질감과 수분을 만들기 위해 건조 과정을 정확히 측정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캘리포니아의 자연환경도 빠질 수 없는 요소다. 그는 큰 일교차, 기름진 토양, 풍부한 일조량, 그리고 무성한 계곡이 푸룬 재배에 적합한 환경 조건이라고 소개했다.
푸룬의 다양한 효능 중에서는 뼈 건강에 좋은 기능을 소개했다. 협회장은 “임상 시험 결과 푸룬의 섭취는 골밀도 유지와 골감소증 완화에 도움을 줄 수 있다”며 “최근에는 골다공증 예방 차원에서 푸룬 섭취와의 연관성을 분석하는 실험도 진행 중”이라고 했다. 협회에 따르면 뼈 건강은 칼슘과 함께 뼈 손실을 막는 비타민K도 필요한데, 푸룬 100g(약 10알)에는 비타민K 하루 권장량의 92%가 들어있다.
마지막으로 돈 협회장은 “푸룬의 활용법은 무궁무진한데, 특히 다크 초콜릿이나 베이컨, 레드 와인, 오트밀 등에 곁들이면 좋다”고 추천했다. 이어 “푸룬이 한국 음식과도 잘 어울리기 때문에 한국 셰프나 급식 업체 등과 협업할 기회도 찾고 있다”고 말했다.
육성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