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0 총선] 與 고동진 ‘당선’·野 공영운 ‘낙선’…기업인 출신 후보 희비

제22대 국회의원선거에서 강남병에 출마해 당선된 고동진(왼쪽) 전 삼성전자 사장이 지난 1월 2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인재영입 환영식에서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과 악수하는 모습. 이상섭 기자

[헤럴드경제=서재근 기자] 4·10 총선에 출사표를 던진 기업인 출신 후보들의 희비가 엇갈렸다. 출구조사 때까지 당선이 유력할 것으로 점쳐졌던 현대자동차 사장을 지낸 공영운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낙선한 반면, 삼성전자 사장 출신 고동진 국민의힘 후보는 정계 진출에 성공했다.

다만 이번 선거에서 표심이 대거 야당 쪽으로 기울면서 여권의 기업인 출신 후보들은 대거 고배를 마셨다.

고 당선인은 일찌감치 당선을 확정 짓는 데 성공했다. 10일 치러진 제22대 국회의원선거에서 ‘보수의 텃밭 중 텃밭’으로 꼽히는 강남병에 출마한 고 당선인은 66.28%(6만6597표)의 득표율을 기록, 박경미 더불어민주당 후보를 여유 있게 제쳤다.

‘갤럭시 성공 신화’의 주역으로 평가받는 고 당선인은 지난 1984년 삼성전자에 평사원으로 입사해 유럽 연구소장, 무선사업부 기술전략팀장(부사장), 모바일 부문(구 IM부문) 대표이사를 지냈다.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직접 영입에 나선 것으로 알려진 그는 당의 중앙선거대책위원회 부위원장에도 이름을 올려 화제를 모았다.

고 당선인은 삼성동과 잠실운동장을 잇는 MICE(전시·컨벤션)벨트 조성 추진과 더불어 국민의힘 경기남부권 후보들과 함께 수원·성남·용인·화성·오산 등을 ‘반도체 메가시티’로 지정하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 ‘반도체 산업 발전과 지원에 관한 특별법’ 제정을 공언하는 등 첨단 산업 공약을 내걸었다.

공영운(사진)더불어민주당 후보는 화성을에서 출마했지만,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에 밀려 낙선했다. 이상섭 기자

반면 공 후보는 화성을에서 39.73%(4만8578표)의 득표율을 기록, 42.41%(5만1856표)를 얻은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에 밀려 낙선했다.

공 후보는 기자 출신으로 현대차에서 전략개발팀장과 홍보실장 등을 거친 이후 전략기획담당 사장을 맡으며 홍보·대관업무를 총괄했다. 현대차에서 축적한 모빌리티 사업 경험과 이해도를 바탕으로 화성을 ‘반도체·자동차’ 혁신 산업 융합 클러스터로 만들겠다는 청사진을 제시했지만 당선 문턱을 넘지는 못했다.

국민의힘 소속으로 출마한 기업인 출신 후보들의 희비도 갈렸다. 안랩의 창업주인 안철수 국민의힘 후보는 경기 성남시분당구갑에 출마해 53.27%(8만7315표)의 득표율을 기록하며 이광재 더불어민주당 후보(7만6578표, 46.72%)에 승리, 4선에 성공했다.

대구 동구·군위군갑에서는 CJ제일제당 대표를 지낸 최은석 국민의힘 후보가 당선됐다. 최 후보는 74.48%(6만8563표)의 득표율로 신효철 더불어민주당 후보(2만3484표, 25.51%)를 큰 차이로 따돌렸다.

CJ제일제당 대표를 지낸 최은석(왼쪽) 국민의힘 후보는 대구 동구·군위군갑에서, 에쓰오일 최연소 여성 임원 출신인 이언주 민주당 후보는 경기 용인정에서 각각 당선자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헤럴드 DB

이른바 ‘반도체 벨트’에서 도전장을 내민 여당 후보들은 대거 낙마했다. 삼성전자 연구원 출신인 한정민 국민의힘 후보(2만1826표, 17.85%)가 화성을에서 낙선했고, 현대로보틱스 사장과 한국로봇산업협회 회장을 지낸 강철호 국민의힘 후보(7만5436표, 46.88%)는 경기 용인정에서 전직 국회의원이자 에쓰오일 최연소 여성 임원 출신인 이언주 더불어민주당 후보(8만2156표, 51.06%)와 맞대결에서 패배했다.

또한, 자동차 부품회사 효림그룹 회장 출신인 한무경 국민의힘 평택시갑 후보(4만1202표, 42.58%) 역시 홍기원 더불어민주당 후보(5만5550표, 57.41%)에 밀려 낙선했다.

더불어민주당의 경우 기업인 영입 1호이자 NC소프트 전무 출신인 이재성 후보(3만5735표, 42.42%)가 부산 사하을에서 출사표를 던졌지만, 조경태 국민의힘 후보(4만6855표, 55.62%)에게 밀려 고배를 마셨다.

한편, 이번 총선에서 더불어민주당은 단독으로 과반 의석을 확보하며 4년 전에 이어 사실상 압승에 성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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