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정적 승차감에 운전 재미는 덤…20분이면 80% 충전 [시승기 - BMW 뉴 i5 eDrive40]

BMW 뉴 i5 eDrive40 외관 모습. 김성우 기자

[헤럴드경제=김성우 기자] 독일 ‘딩골핑’(Dingolfing). 인구 2만명 남짓의 작은 도시이지만, 자동차 마니아들 사이에선 익숙한 이름이다. 정교한 기술력과 뛰어난 품질을 자랑하는 BMW의 ‘본산’이기 때문이다. 한 개 라인에서 4종류의 자동차를 동시에 생산할 수 있는데, 이는 곧 생산 효율성으로 이어진다.

최근 시승한 ‘BMW 뉴 i5 eDrive40’도 딩골핑 공장에서 만들어진다. 차량은 BMW 4~6시리즈 세단모델과 동시에 딩골핑에서 생산이 이뤄진다. 기존 5시리즈를 만들던 노하우와 품질을 그대로 녹이면서도, 전동화 혁신을 더할 수 있는 비결은 여기서 나온다. BMW 뉴 i5 eDrive40은 가장 BMW다운 전기차인 셈이다.

최근 차량을 타고 전라북도에서 서울까지 왕복 약 600㎞를 주행하면서 차량만의 독특한 매력을 살펴봤다.

단연 눈에 띄는 차량의 강점은 최고 출력 340마력, 최대토크 40.8㎏·m의 압도적인 성능이다. 차량을 인도한 후 가파른 경사도의 지하 주차장을 나올 때부터 넉넉한 힘이 주도하는 묵직한 움직임이 느껴진다.

제로백(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에 도달하는 데 걸리는 시간)은 6초에 불과하다. 다양한 주행 기능을 제공하는데, 일반 주행상태에서도 나무랄 데 없는 주행 성능을 선보인다. 스포츠모드를 켜면 페달 조작이 섬세해지고, 부스트모드를 작동하면 약 10초간 주행 성능이 배가되면서, 고성능 스포츠카에 탑승한 듯 차량이 재빨라졌다.

펀드라이빙에 걸맞은 주행 음향도 선사한다. 일반적인 전기차가 ‘위위윙~’하는 묘한 고주파음을 내는 데 반해, 해당 차량은 단계를 오르는 듯한 즐거운 모터음을 낸다. 덕분에 고속 주행 시 BMW만의 색다른 즐거움도 느낄 수 있다.

BMW 뉴 i5 eDrive40 정면 외관. 김성우 기자

도심 주행에서 편안함도 발군이다. BMW가 자랑하는 다양한 주행 보조기능, 세단 차량 특유의 낮은 차체, 여기에 전기차 배터리의 무게가 더해진 덕분이다. 고출력 차량임에도 정차 후 출발할 때 전혀 튐없이 가속이 안정적이었다. 부드러우면서도 힘이 있어서 흡사 고급세단에 탑승한 것 같았다.

도로 곳곳 방지턱이나 요철을 넘을 때도 차량의 무게중심이 아래로 깔린 느낌이 들면서 안정적인 주행감을 제공한다. 고속도로 램프나 굽이진 산길을 통과할 때도 쏠림이 전혀 느껴지지 않았다. 이는 250㎾ 용량의 전기모터, 81.2㎾h의 배터리가 탑재되면서 늘어난 중량을 견뎌낼 수 있도록 리어에 에어서스펜션을 넣었기 때문에 안정적인 주행이 가능하다는 게 BMW 측의 설명이다.

내연기관 5시리즈가 ‘남성미’ 넘치는 승차감을 강조했다면, i5는 보다 부드러운 느낌이 두드러진다. 후륜구동 모델 뒷좌석에서의 승차감도 인상적이다.

BMW 뉴 i5 eDrive40. 좌측면 사진. 김성우 기자
BMW 뉴 i5 eDrive40 운전석 모습. 김성우 기자
BMW 뉴 i5 eDrive40 1열. 김성우 기자

차량의 공인 주행가능거리는 완전 충전 기준으로 384㎞(21인치 휠 기준)다. 하지만 19~20인치 휠을 넣으면 주행거리는 더욱 길어진다고 한다. BMW가 밝힌 차량의 복합전비는 4.6㎞/㎾h(도심전비는 4.6㎞/㎾h, 고속도로전비는 4.6㎞/㎾/h) 수준이다.

주행가능거리가 다소 아쉽게 느껴질 수도 있겠지만, 갈수록 확장세가 두드러지는 충전 인프라를 고려하면 큰 흠은 되지 않을 것 같다. 실제 주행에서는 약 300㎞를 주행하고 약 20% 배터리가 남았는데, DC 급속 충전기로 충전을 하니 약 25분 정도 흐르자 80%까지 배터리가 충전됐다.

차량의 내·외관은 BMW 브랜드만의 정체성이 곳곳에서 묻어났다. 기존 5시리즈의 매끄러운 형상을 간직하는데, 마니아들 사이에서 ‘돼지코’로 불리는 키드니 그릴이 너무 크지 않은 형상으로 중심을 잡아 안정적인 느낌을 전달한다. ‘미래차’스러운 느낌을 물씬 풍겼다. 라디에이터 그릴 양옆으로 장착된 헤드램프는 날렵한 형상으로 세련된 느낌을 더했다. 전체적으로 남성미와 더불어 전동화 모델 특유의 미래지향적인 이미지가 조화를 이룬다.

BMW 뉴 i5 eDrive40 측면 모습. 김성우 기자
차량을 충전중인 모습. 김성우 기자

차량의 전장·전폭·전고는 각각 5060㎜, 1900㎜, 1515㎜다. 이는 이전 세대보다 각각 95㎜, 30㎜, 35㎜ 늘어난 수치다. 전체적으로 크기가 커졌지만 전폭이 가장 많이 늘어난 덕분에 날렵함을 보여주는 세단 특성이 강화됐다.

실내에서는 다양한 편의사양이 곳곳에서 눈에 띈다. 계기반은 화려한 그래픽으로 꾸며진 12.3인치, 센터디스플레이는 14.9인치로 널찍한 크기만큼이나 시의성이 매우 만족스럽다. 특히 센터디스플레이는 터치가 쉬워, 운전 중 피치 못할 사정에서도 조작이 쉬웠다. 센터 콘솔에 물리 버튼 수가 적었지만 불편함은 크게 느껴지지 않았다. 단, 변속기 레버는 기존에 보지 못한 스위치 방식으로 살짝 이질감이 느껴졌다.

BMW 뉴 i5 eDrive40은 펀드 라이브를 즐기는 BMW 마니아에게 좋은 선택지가 될 것으로 보인다. 또 은퇴 후 일상용 전기차를 찾는 5060 중장년 세대에게도 편안한 운송수단으로 추천한다. 차량 가격은 9390만원부터다.

한편 BMW 뉴 i5 eDrive40을 포함하는 i5 제품군은 카이즈유데이터연구소 기준으로 지난 1~4월 국내 시장에서 721대가 판매됐다. 수입 전기 세단 기준으로 준수한 판매량이다. 올해 전기차 보조금 지급이 본격화된 만큼 판매량은 더욱 가파르게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

BMW 뉴 i5 eDrive40 후면 모습. 김성우 기자
BMW 뉴 i5 eDrive40 후면의 엠블럼. 김성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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