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선 135명-여성 36명…‘무소속 금배지 신화’는 없었다 [이런정치]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당선인이 7일 하남시 위례스타필드시티 앞에서 선거유세를 하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신현주 기자] 22대 총선에서 현역 의원 물갈이 비율이 ‘절반’ 수준인 것으로 집계됐다. 21대 총선에서 비례대표 포함 155명의 초선 의원이 당선됐지만 22대 총선에서는 135명으로 20명 가량 줄었다. 준연동형 비례대표제 악순환 속 치러진 이번 총선 속 무소속 당선인은 ‘0명’을 기록하며 거대 야당의 기득권이 보다 견고해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초선 비율 6%p 감소…박지원·정동영 등 ‘올드보이’ 주목

12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 당선인 통계에 따르면 22대 총선에서 ‘초선’ 당선인 비율은 51%에서 45%로 6%포인트(p) 감소했다.

‘올드보이’ 귀환이 주목 받는 이유다. 더불어민주당 소속 박지원, 정동영 당선인은 나란히 여의도 재입성에 성공했다. 이들은 4년 만에 나란히 당선되며 다섯 번째 의정활동을 시작한다. 특히 박 당선인은 고향인 전남 해남완도진도 지역구에 출마해 92.35% 지지율을 얻으며 곽봉근 국민의힘 후보를 가뿐히 제쳤다. 81세 최고령 당선인이자 최다득표율 당선이라는 기록을 세웠다.

서울 동작을에서 당선이 확실해진 국민의힘 나경원 당선인이 11일 동작구 선거사무소에서 꽃다발을 받고 있다. [연합]
여성 당선인 비율 20% 기록…OECD 평균 한참 못 미쳐

지역구 여성 당선인 역대 최다를 기록한 점도 눈에 띈다. 21대 총선 지역구 여성 당선자는 29명으로 전체 지역구(253개)의 11.4%수준이었다. 22대 총선 지역구 여성 당선자는 직전 대비 6명 늘어난 36명으로 전체 지역구(254개)의 14%다.

국민의힘에서는 나경원 당선인(서울 동작을)이 대표적이다. 나 당선인은 류삼영 민주당 후보를 접전 끝에 따돌리며 5선 고지에 올라 여의도 복귀를 신고했다. 나 당선인은 ‘지도부 공백’인 국민의힘에서 유력한 당권 주자로도 언급된다. 김은혜 당선인(경기 성남분당을)도 김병욱 의원을 제치고 재선에 성공했다. 민주당에서는 추미애 경기 하남갑 당선인, 전현희 서울 중성동을 당선인 등이 거론된다. 추 당선인은 6선으로 차기 국회의장 후보로 거론된다.

다만 여성 당선인의 수가 여전히 OECD 회원국 평균에 못 미친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국회입법조사처에 따르면 OECD 회원국 여성의원 비율은 28.8%다. 22대 총선에서 여성 당선인의 비율은 비례대표를 포함해 60명으로 전체 20%에 불과하다. 현행 정당법은 지역구 선거에서 30% 이상 여성 후보자를 추천하도록 ‘노력해야 한다’는 재량 규정만 두고 있다. 각 정당은 비례대표 공천에서 여성 후보에게 홀수 번호를 남녀교호순번제를 두고 있지만 아직 부족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무소속 의원 ‘전멸’…‘막말’ 장예찬·도태우 등 큰 차이로 패배

준연동형 비례대표제로 치러진 두 번째 선거에서 무소속 당선인은 ‘0명’을 기록했다. 역대 최초다. 경북 경산에 출마했던 최경환 무소속 후보는 선거운동 기간 중 각종 여론조사에서 두 자릿수 지지율을 기록하며 당선 가능성이 점쳐졌지만 조지연 국민의힘 당선인과 접전 끝 고배를 마셨다. ‘막말’ 논란으로 공천이 취소되자 국민의힘을 탈당해 무소속으로 출마한 장예찬(부산 수영), 도태우(대구 중남구) 후보도 큰 표차로 무릎을 꿇었다.

정치권에서는 예견된 수순이라는 평가다. 당초 이번 총선 무소속 출마자는 지난 총선(116명) 대비 58명에 그치며 절반이나 줄었고 준연동형 비례대표제 실시 이후 현실적으로 무소속 출마자가 원내에 입성할 공간이 좁아졌다는 것이다.

제16대~21대 총선에서 무소속 지역구 의원은 평균 7.8명이었다. 가장 많은 무소속 의원이 당선된 총선은 제18대 총선으로 무려 25명의 무소속 의원이 탄생했다. 한나라당 공천 파동 과정에서 친박계가 대거 탈당해 ‘친박 무소속 연대’로 출마한 영향이었다. 21대 총선에서는 윤상현 의원이 인천 동구미추홀구을에서 무소속으로 당선됐지만 이내 국민의힘에 복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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