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탈리나 게오르기에바 국제통화기금(IMF) 총재. [로이터] |
[헤럴드경제=김현경 기자] 세계 경제가 우려했던 경기 침체는 피했지만 향후 10년 동안 ‘약한 성장’에 갇힐 것이라고 국제통화기금(IMF) 총재가 경고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크리스탈리나 게오르기에바 IMF 총재는 11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에서 열린 대서양위원회 연설에서 “글로벌 (경제) 활동이 역사적 기준으로 볼 때 약하고,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성장 전망이 둔화하고 있다”며 “인플레이션(물가 상승)이 완전히 패배하지 않았고, 재정적 완충 장치가 고갈되고, 부채가 늘어나 많은 국가들이 공공 재정에 큰 도전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올해는 기록적인 수의 선거가 있고, 예외적인 불확실성과 수년간의 충격으로 인해 불안이 고조돼 높은 부채 수준과 싸우는 것이 어려울 것”이라며 “지정학적 긴장이 세계 경제의 분열 위험을 증가시킨다”고 덧붙였다.
그는 생산성을 높이고 부채 부담을 낮추기 위한 마땅한 조치가 없어 세계 경제는 “부진하고 실망스러운 10년”에 직면했다면서 “미지근한 20년대”라고 지칭했다.
게오르기에바 총재는 2020년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생산량 손실이 약 3조3000억달러(약 4514조원)에 달하며 특히 경제가 취약한 국가들에서 생산량이 크게 감소했다고 전했다.
이어 성장 약화의 주요 원인은 중대하고 광범위한 생산성 둔화였다면서 각국이 거버넌스 강화, 규제 축소, 여성의 노동시장 참여 확대, 자본 접근성 개선, 기후 변화 적응을 위한 조치를 마련할 것을 촉구했다.
또한 높아진 금리 수준으로 인해 정부의 부채 상환 비용이 수십 년 만에 최고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미국을 제외한 선진국에서 공공 부채에 대한 이자 지불액은 평균 올해 정부 수입의 약 5%에 이를 것”이라며 “부채 상환 비용은 저소득 국가에서 가장 고통스럽다. 그들의 이자 상환액은 평균 정부 수입의 약 14퍼센트로 추정되는데, 이는 15년 전의 약 두 배 수준”이라고 말했다.
게오르기에바 총재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유럽중앙은행(ECB), 영란은행(BOE) 등 선진국 중앙은행들이 올해 말에 기준금리를 인하할 것으로 예상하면서도 “더 많은 통화 긴축을 필요하게 할 수 있는 새로운 인플레이션 서프라이즈가 있을 수 있다”고 경계했다.
IMF는 다음 주 열리는 IMF·세계은행 춘계 총회에서 세계 경제성장률 최신 전망치를 발표할 예정이다. 지난 1월 세계 경제 전망에서는 올해 성장률을 3.1%, 내년 성장률을 3.2%로 예상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