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올드보이’라고 생각해본 적이 한 번도 없어요. 저는 ‘스마트보이’다, 새순이다, 이렇게 하면서 해남·완도·진도군민을 설득한 결과 압도적으로 전국 최다 득표율의 영광까지 주셔서 이제 더 열심히 하겠다는 생각을 갖습니다.”
더불어민주당 소속 박지원(사진) 전남 해남군완도군진도군 당선인은 4·10 총선에서 2관왕을 달성했다. 1942년 6월 5일생, 만 81세로 당선인 중 최고령이면서 후보자별 득표수 합계 8만4805표 중 7만8324표를 얻어 전국 254개 선거구 당선인 가운데 최고 득표율(92.35%)을 기록했다. 박 당선인은 총선 이튿날인 11일 헤럴드경제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국정원장 2년 하고 물러난 뒤 지난 2년간 1000번 이상 언론 출연을 했고, 전국에 100여번 순회 강연을 하면서 농사를 지었다. 그렇기 때문에 추수할 권리가 있다”면서 웃으며 당선 소감을 말했다.
박 당선인은 자신의 정치 경험과 경력, 열정이 한국정치에 좋은 방향으로 승화되길 바란다고 했다. 그는 “저에게 대단하다고 하는 긍정적 평가와 노욕이라고 하는 부정적 평가가 병존한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며 “대한민국을 위해 마지막 큰 정치를 하겠다. 윤석열 대통령께도 충심으로 충고할 것은 충고하고 잘하는 것은 잘한다고 평가하는 역할을 해보려 한다”고 22대 국회 입성 포부를 밝혔다.
박 당선인은 ‘중앙정치’ 무대에서 활약할 수 있는 어떤 기회든 온다면 마다하지 않겠다고 했다. 하지만 “제가 김대중 대통령 비서실장도 했고, 국정원장도 했고, 장관도 했고, 원내대표도 했고, 비대위원장도 했고, 당대표도 했다”며 “그러한 것에 연연하지 않고 무엇이 국가를 위해 필요한가, 어떤 일을 해야 하는가를 고민하면서 실천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평소 ‘정치 9단’이라는 별칭이 따라붙는 박 당선인은 야권의 ‘압승’으로 평가받는 이번 총선에 대해 “진짜 우리 국민이 화나서 윤석열 대통령을 심판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지난 2년처럼 윤 대통령이 나머지 3년을 그렇게 하지 말란 것”이라며 “윤 대통령한테 가장 큰 잘못은 대통령을 아주 잘하고 있다고 하는 착각”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대통령이 변해야 나라가 산다”며 “대통령이 변하는 길은 무엇이냐, 야당과의 협치”라고 강조했다.
박 당선인은 “이재명 민주당 대표와 만나서 민생, 물가, 민주주의, 남북관계, 외교 이런 것들을 숙의하는 모습을 보이면서, 국민한테 이기려 하지 말고 국민을 설득하면 저는 설득한 대통령이 될 수 있다고 본다”며 “지금처럼 하면 반드시 실패한다”고 경고했다.
그러면서 “민주당의 가장 큰 선거대책위원장은 윤석열·김건희, 본부장은 한동훈이었다”며 “민주당이 잘해서가 아니라 그분들이 잘못해서 이런 결과가 오지 않았나. 그렇지만 나라가 망하게 둬서는 안 된다. 대통령이 변해야 한다, 이 말씀드린다”고 말했다.
고향에서 5선 의원이 된 박 당선인은 낙후된 지역 환경을 개선하겠다고 했다. 박 당선인은 “제 고향의 낙후된 현실을 볼 때 농축산어민이 생산은 잘하고 있는데 유통구조상 소득을 제대로 못 올리고 있다”며 “이런 부분을 제도적으로 개선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이어 “무엇보다도 제일 중요한 것은 인구 소멸, 기후 변화 이런 문제에 우리가 적극적으로 나서야 될 때”라고 강조했다. 안대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