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계 ‘의료분쟁 사태’ 중재 나설까

임현택 대한의협 회장 당선인(사진 왼쪽)이 지난 9일 경기 수원시 천주교수원교구청을 찾아 이용훈(마티아) 한국천주교주교회의 의장과 면담하고 있다.[연합]

[헤럴드경제=이용경 기자] 정부와 의사단체 간 강대 강 대치로 이른바 ‘의료공백’ 피해가 국민들에게 가중되고 있는 상황 속에서 대한의사협회장 당선인은 이달 초부터 기독교, 불교, 천주교 등 인사를 연달아 만나며 종교계의 중재를 요청했다. 사회적 갈등 국면마다 중재자 역할을 맡아 온 종교계가 이번 의료분쟁 상황에서는 어떤 역할을 할지 주목된다.

임현택 제42대 대한의사협회 회장 당선인은 지난 4일부터 9일까지 의정 갈등 해결을 위한 종교계와의 만남 일정을 소화했다.

임 당선인은 4일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를 시작으로 5일 여의도순복음교회, 8일 대한불교조계종·천도교·유교, 9일 한국민족종교협의회·천주교주교회 등을 차례로 방문하며 각 종교 지도자들과 대화를 나눴다.

임 당선인은 지난 11일 의협 회장직 인수위를 통해 “정부는 유일한 의사 법정단체로서 의협의 대표성을 인정하고 공식적인 대화 파트너로 존중해야 한다”며 “정부의 일방적 강압적 정책 때문에 긍지와 보람을 가지고 일해 온 의사들이 현 상황에 박탈감을 느끼고 있다. 전공의를 비롯한 모든 의사가 하루빨리 환자 곁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정부가 환경을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러면서 임 당선인은 “종교계에서 현 사태 중재를 위해 힘 써주시기를 정중히 요청드린다”고 강조했다.

인수위에 따르면, 임 당선인을 만난 종교계 인사들은 “의료계와 정부가 함께 논의해 합리적 길을 모색해야 한다”며 “국민의 생명을 지키기 위해 현 상황이 조속히 해결되기를 바라고, 종교계에서도 해법을 찾기 위해 역할을 하겠다”고 답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동안 종교계는 사회적 갈등 국면마다 중재자 역할을 맡았다. 특히 종교계는 2013년 한국철도공사가 수서발 KTX 운영 자회사 설립을 발표한 데 대해 전국철도노조가 반발하며 촉발된 ‘철도파업 사태’를 비롯해, 파업과 정리해고로 불거진 2018년 ‘KTX 해고승무원 환수금 문제’·‘파인텍 해고 노동자 문제’, 2022년 ‘대우조선해양 사내하청 노조파업 문제’ 등 노사갈등 상황에 적극 중재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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