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키 신발을 신고 있는 모습[독자 제공] |
[헤럴드경제=손인규 기자] “나이키 덕분에 100억을 벌었다.”
연예인은 물론, 수집가들까지 세계에서 가장 뜨거운 브랜드 중 하나, 나이키다. 나이키 인기가 식을 줄 모르면서 한 해에만 100억원을 번 사업가가 있다. 박주환 TKG태광그룹 회장이다.
TKG태광은 지난 해 말 사업보고서를 통해 박 회장에게 급여 43억원, 상여 19억원 등 총 62억원을 지급했다고 밝혔다. 박 회장은 계열사인 TKG휴켐스 회장직도 겸하고 있는데 여기서는 34억원의 연봉을 수령했다. 이렇게 박 회장이 지난 해 받은 연봉은 무려 96억원에 이른다.
박주환 TKG태광그룹 회장이 지난해 6월 베트남 경제인 만찬에 참석한 모습[연합] |
TKG태광은 박연차 창업주가 1971년 경남 김해에 신발 제조와 수출을 위해 만든 태광실업이 모체다. 태광실업은 나이키 운동화를 OEM(주문자 상표 부착 생산) 또는 ODM(제조업자 개발생산 방식)으로 독점 판매하고 있다. 2002년 3월 이후 신발 제조는 하지 않고, 해외 현지법인으로부터 생산되는 신발 완제품 판매를 주요 영업으로 하고 있다.
신발사업 외에 화학사업, 소재사업, 레져사업 등으로 사업을 확장해 현재 그룹에 속한 계열사만 38개다. 하지만 핵심 사업은 신발사업이다. 신발부문 법인만 10개에 이른다. 베트남, 말레이시아 등에 진출했다.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지금까지 회사가 생산한 신발은 10억족에 이른다.
당연히 매출도 신발사업 비중이 높다. 지난 해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전체 그룹 매출 3조5900억 중 신발사업 매출이 2.2조원으로 61%를 차지했다.
나이키 에어조던을 신고 있는 마이클 조던[유튜브 갈무리] |
업계 관계자는 “대표 스포츠 브랜드인 나이키와 아디다스는 각각 태광실업과 화승이라는 ODM 파트너와 오랜 기간 사업을 하고 있다”며 이 중 나이키는 80년부터 40년간 태광실업과 협업하며 서로 가장 최적의 파트너라 여기고 있다”고 말했다.
TKG태광에서 박 회장의 입지는 독보적이다. 박 회장은 박 창업주가 세 딸을 얻은 뒤 30대 늦은 나이에 얻은 귀한 막내 아들이다. 1983년생인 박 회장은 미국에서 경제학을 공부한 뒤 2010년 회사에 입사했다. 지난 2020년 박연차 창업주가 타계한 이후 3개월 만에 박 회장이 회장에 취임하며 경영권을 이어 받았다.
현재 박 회장은 TKG태광 지분 45.74%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여기에 친인척 등 의결권 기준 보유 지분이 70%를 넘는다. 아직 30대인 점을 감안하면 박 회장의 1인 체제가 30~40년은 더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더구나 회사 실적이 취임 후에도 좋아 박 회장의 입지가 흔들릴 여지는 없어 보인다.
나이키 매장에 진열된 신발[독자 제공] |
업계 관계자는 “나이키는 세련된 디자인, 차별화된 마케팅 전략 등으로 오랜 기간 팬덤을 구축한 브랜드”라며 “태광은 이런 나이키 신발을 시장에 독점 공급하면서 꾸준히 회사 규모가 커졌고 앞으로도 더 성장할 것으로 기대되는 곳”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