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이터] |
[헤럴드경제=김빛나 기자] 고금리에도 불구하고 지난달 미국의 소매판매가 시장 예상치를 웃돌았다. 물가 상승세와 탄탄한 고용 지표에 더해 소매 판매까지 호조를 보이면서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금리 인하를 더 미룰 것이라는 전망이 커지고 있다.
15일(현지시간) 미국 상무부는 미국의 3월 소매판매가 전월 대비 0.7% 증가한 7096억달러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이는 다우존스, 월스트리트저널(WSJ) 전문가 전망치 0.3% 증가를 넘어서는 수치다. 매달 발표하는 월간 소매 판매 지표는 전체 소비 중 상품 판매 실적을 주로 집계하는 속보치 통계로, 미국 경제의 중추인 소비의 변화를 가늠할 수 있다. 소매판매가 예상보다 높았다는 뜻은 미국 경제가 견조한 성장세를 이어가고 기업 실적도 호조를 나타낼 것임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소비가 경제를 뒷받침하면서 미국 경제가 ‘연착륙(Soft landing·경제 침체 없이 물가안정)’을 넘어 ‘무착륙(No landing·성장세 지속)’할 것이란 기대가 커지고 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골드만삭스 전문가들은 1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를 2.5%에서 3.1%로 상향 조정했다. 앞서 지난해 4분기 미국 경제는 3.4% 성장했다.
특히 고소득층보다 저소득층 소비가 늘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뱅크 오브 아메리카(BofA) 신용카드 데이터에 따르면 저소득층의 지출은 고소득층의 지출을 앞지르고 있다. 뱅크오브아메리카 증권의 이코노미스트들은 메모에서 “중요한 이유는 저소득층 소비자들이 인플레이션의 영향을 크게 받은 측면이 있지만, 노동 시장이 견고한 상황의 가장 큰 수혜자이기도 했기 때문”이라며 “저소득층 근로자는 팬데믹이 시작된 이후 가장 큰 누적 임금 상승을 경험했다”고 밝혔다.
시장은 연준이 올해 최소 두 번의 금리 인하를 단행할 것으로 내다봤지만, 경제지표가 예상을 웃돌면서 첫 금리 인하가 내년으로 미뤄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네이션와이드의 캐시 보스트얀치치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로이터에 “경제활동이 강할수록 인플레이션 하락은 둔화된다”며 “소비 지출과 인플레이션이 계속됨에 따라 금리 인하는 내년으로 미뤄질 수 있다”고 말했다.
미국 소매판매 호조와 중동 위기감 고조로 이날 뉴욕증시는 약세로 마감했다. 이날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248.13포인트 하락한 3만7735.11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와 나스닥 지수도 전장보다 하락해 각각 5061.82, 1만5885.02에 마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