젠테가 뒤집은 ‘명품 플랫폼’…지각변동 계속될까 [언박싱]

젠테스토어 홈페이지.

[헤럴드경제=김희량 기자] 젠테가 지난해 발란을 제치고 ‘명품 플랫폼’ 매출 1위를 달성했다. 창립 이후 4년 만이다. 후발주자인 젠테의 성장으로 업계 순위는 빠르게 재편되는 분위기다. 매출이 반토막이 난 발란을 비롯해 다양한 플랫폼이 올해 재무 개선에 사활을 걸 것으로 전망된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명품 플랫폼 순위(매출액 기준)는 지난 2022년 발란(891억원)·트렌비(882억원)·머스트잇(331억원)·젠테(310억원)에서 젠테(488억원)·트렌비(402억원)·발란(392억원)·머스트잇(250억원)으로 바뀌었다. 전년 대비 매출이 57% 늘어난 젠테를 제외하고, 나머지 플랫폼은 모두 매출이 급락했다.

스타트업 성장분석 플랫폼인 혁신의숲에 따르면 올해 2월 젠테의 소비자 평균 거래 단가는 56만2000원으로 발란(49만8000원)보다 높았다. 지난 1년간 평균 구매 횟수(3월 22일 기준) 역시 젠테가 6.1회로, 발란(3.5회)의 약 2배에 달했다.

엔데믹 이후 명품에 대한 인기가 시들해지면서 시장은 위축세다. 2022년 2414억원이었던 4사의 매출은 지난해 1532억원으로 36.5% 감소했다. 다만 4사의 영업손실 규모는 개선됐다. 2022년 합산 764억원에 달했던 4사의 영업손실은 지난해 265억원으로 나타났다. 주지훈, 김희애, 김혜수 등 내로라하는 연예인을 앞세웠던 광고 경쟁을 멈추고, 수익성 개선에 나선 결과다.

이런 가운데 젠테의 성장은 백화점 업계에서도 찾아보기 어려운 ‘해외 부티크 소싱’의 성공 사례다. 겉으로 브랜드를 드러내는 ‘로고플레이’ 대신 희귀하거나 차별화된 디자인의 명품이 주목받는 흐름이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김희량 기자

젠테의 협력 부티크는 2년 전 50개에서 현재 150여 개로 늘었다. 젠테는 이들과 직접 거래하며 중간 이윤을 없앴다. 젠테 관계자는 “부티크와 끈끈한 네트워킹을 통해 가품률 0%를 유지하고 있다”며 “정가 대비 평균 40% 이상 저렴한 가격도 성장 배경을 보고 있다”고 말했다.

경쟁 플랫폼의 공통된 과제인 재무 건전성은 젠테 입장에서도 넘어야 할 산이다. 실제 자기자본 대비 부채 비율을 뜻하는 부채비율은 지난해 521%를 기록했다. 젠테 관계자는 “단순 판매 중개 외에도 해외 패션쇼 등 다양한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면서 “이와 관련해 20~30% 물량을 선매수하면서 매입 부채가 발생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경쟁사인 트렌비의 부채비율은 113%다. 머스트잇은 66%로 4사 중에서는 가장 양호한 부채비율을 보였다. 작년까지 명품 플랫폼의 정상을 고수했던 발란은 지난해 자본총계가 마이너스로 전환했다.

이에 대해 발란 관계자는 “재무제표 작성 당시 대금 지불 리드타임(소요 기간)에 걸려 회계상 반영이 되지 않았다”며 “작년 4분기부터 2분기 연속 흑자에 이어 올해 하반기 대규모 투자를 준비 중”이라고 전했다. 이어 “올해 100억원 규모의 광고비 수익을 낼 것으로 보이며, 내부적으로도 자금 조달에 큰 문제가 없을 것으로 판단한다”고 덧붙였다.

발란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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