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현황판에 코스피, 원/달러 환율이 표시돼 있다. [연합] |
[헤럴드경제=홍태화 기자] 환율이 장중 한 때 1400원을 기록할 정도로 치솟자 기획재정부와 한국은행이 공동으로 구두개입에 나섰다. 두 기관이 국장 공동명의로 구두개입에 나선건 22개월만에 처음이다.
외환당국은 16일 공동으로 기자들에게 배포한 문자 메시지에서 “외환당국은 환율 움직임, 외환 수급 등에 대해 각별한 경계감을 가지고 예의주시하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어 “지나친 외환시장 쏠림 현상은 우리 경제에 바람직하지 않다”고 덧붙였다.
이날 메시지는 신중범 기재부 국제금융국장, 오금화 한국은행 국제국장 명의로 배포됐다. 외환당국의 구두개입은 지난 2022년 9월 15일 이후 19개월만이다. 특히 두 기관의 국장이 공동으로 구두개입한 것은 2022년 6월 13일 이후 처음이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미국 달러 대비 원화 환율은 오전 11시 31분께 1400원까지 올랐다. 원/달러 환율이 장 중 1400원대에 들어선 것은 2022년 11월 7일(1413.5원) 이후 약 17개월 만이다.
환율은 최근 글로벌 달러 강세 영향으로 연일 연고점을 경신했다. 중동 정세 불안에 따른 위험회피 심리 확산이 환율에 상승압력으로 작용했다. 달러는 대표적인 안전자산이다.
이란은 지난 13일(현지시간) 이스라엘 본토에 무인기(드론)와 순항미사일을 발사하는 등 보복 공격을 감행했다. 이후 이스라엘이 ‘고통스러운 보복’을 하겠다고 공언하면서 중동의 확전 우려가 커졌다.
미국 경제 상황도 원인 중 하나다.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이 더디게 둔화하고, 미국 경제 성장세가 견조하게 나타나면서 연준의 정책금리 인하 시점이 시장 예상보다 지연될 가능성이 커졌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방기금금리(FFR) 선물 시장에서는 연준이 6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정책금리를 인하할 가능성을 21.4% 정도로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