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민주 ING은행 서울지점 수석 이코노미스트 |
[헤럴드경제=강승연 기자] 한국은행이 7월 기준금리 인하를 시작으로 하반기에 통화완화 기조로 전환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나왔다.
ING은행은 16일 한은의 포워드가이던스 분석을 통해 하반기 중 완화 기조 전환을 전망하면서, 금리인하 시점 예측에 있어 물가 추이뿐 아니라 신임 금융통화위원 인사, 분기별 거시전망보고서를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ING는 한은이 이달 금통위에서 만장일치로 기준금리를 3.5%로 동결한 데는 예상보다 높은 헤드라인 인플레이션이 주요 원인으로 작용했다고 분석했다. 성장 측면에서는 반도체 수출 호조에 힘입어 2월 성장률 전망치인 2.1%에 대한 상방 리스크가 확대되는 가운데, 헤드라인 인플레이션 상승 폭이 예상에 못 미쳤다는 판단이다.
한은이 향후 통화정책방향에 대한 문구를 ‘충분히 긴 기간’에서 ‘충분한 기간 동안 제한적인 통화정책 기조를 유지한다’고 수정한 데 대해서는 한은의 통화정책 커뮤니케이션이 ‘덜 긴축적(less restrictive)’ 기조로 바뀌었다고 봤다.
ING는 한은 금통위 내 역학관계 변화에도 주목했다. 조윤재·서영경 금통위원이 이달 20일 임기를 마치는데, 매파(통화긴축 선호) 성향 위원의 퇴임으로 구성이 달라질 수 있어서다. 직전 금통위에서는 향후 3개월 간 금리 전망에 대해 이창용 총재를 제외한 금통위원 6명 중 1명만 인하 가능성을 열어뒀었다.
강민주 ING은행 서울지점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한은이 7월에 기준금리 인하에 나설 것이란 기존 전망을 유지하지만, 인플레이션 상승 리스크가 높아지면서 금리 인하 시기가 몇 달 뒤로 미뤄질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고 내다봤다.
이어 “지금부터 7월까지 한은의 통화정책을 결정짓는 주요 요인은 헤드라인 인플레이션과 근원 인플레이션이 어떻게 움직이느냐가 될 것”이라며 “헤드라인 인플레이션은 2%대 중반, 근원 인플레이션은 2%대 초반까지 둔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한 높은 원자재 가격과 원화 약세를 고려할 때 정부가 유가 보조금 연장, 식품 관세 인하 등의 조치를 통해 물가 상승을 억제하기 위한 노력을 계속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강 이코노미스트는 “이러한 경우에 한은은 인플레이션과 주요 중앙은행 정책 변화에 대해 몇 달 더 관망하는 자세를 취할 것”이라며 “7월에는 거시 경제적 여건이 한은의 첫 번째 금리 인하에 우호적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한편, ING는 유럽지역에 기반을 둔 글로벌 금융그룹으로, 산하 ING은행을 통해 전 세계 40여개 국가에서 3700만명에게 뱅킹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2021년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의 ESG 평가에서 AA를 획득하는 등 지속가능금융을 선도하는 은행으로 손꼽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