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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DB] |
[헤럴드경제=안효정 기자] 결혼과 출산이 가장 많은 시기인 20대의 19.0%가, 30대의 44.4%가 각각 ‘자녀 계획이 없다’고 응답한 것으로 집계됐다. 자녀 계획에 대해 아예 생각해본 적 없다는 응답도 20대는 65.3%, 30대는 27.9%로 나타났다. 혼자 살거나 자녀가 없는 1세대 가구(부부만)의 비율은 10가구 중 6가구나 되는 것으로 집계됐다. 인구 절반 가량은 결혼하지 않고 혼자 사는 ‘독신’을 긍정적으로 보는 것으로 파악됐다.
여성가족부는 17일 이같은 내용이 담긴 ‘2023년 가족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가족실태조사는 건강가정기본법에 따라 가족의 변화와 생활 실태 전반을 전국 단위로 조사하는 국가 승인 통계다. 여가부는 지난해 6월 1일~7월 31일 전국 1만2000가구의 만 12세 이상 가구원들을 대상으로 가족실태조사를 했다.
이번 조사에서 ‘자녀 계획’을 묻는 질문에 ‘있다’는 응답은 20대의 15.7%, 30대는 27.6%였다. 지난 2020년엔 자녀 계획이 있다는 20대는 8.9%, 30대는 18.2%로 집계됐다. 3년전과 비교하면 20대와 30대가 자녀를 가질 계획이 있다는 응답은 증가한 셈이다. 자녀 계획이 없다는 응답 역시 줄어들었다. 이번 조사에선 20대의 19.0%, 30대의 44.4%가 ‘자녀 계획이 없다’고 답했다. 지난 2020년 조사에선 자녀 계획에 대해 ‘없다’는 응답은 20대에선 32.5%, 30대에선 54.7%로 집계됐다. 자녀 계획에 대해 ‘생각해본 적 없다’는 응답은 20대가 65.3%, 30대는 27.9%인 것으로 집계됐다.
이번 조사에서 눈에 띄는 대목은 지난 3년 동안 1인 가구와 1세대 가구 등 ‘자녀 없는’ 가구가 증가했다는 점이다. 1인 가구는 2020년 30.4%→2023년 33.6%로, 부부나 형제·자매가 함께 사는 1세대 가구는 2020년 22.8%→25.1%로 각각 3.2%포인트, 2.3%포인트 가량 늘었다. 지난해 기준 국내 10가구 중 6가구(58.7%)가 자녀 없이 생활하고 있는 셈이다.
반면 자녀와 함께 사는 가구는 줄었다. 지난해 2세대 가구 비율은 39.6%로 2020년 대비 3.6%포인트 감소했다. 3세대 이상의 가구도 지난해 1.6%로 2020년(3.2%)보다 1.6%포인트 줄었다. 이에 따라 평균 가구원 수 역시 2020년 2.3명→2023년 2.2명으로 감소했다.
국내 인구 2명 중 1명은 결혼하지 않는 것에 대해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삶의 방식과 가족에 대한 가치관 조사에서 응답자의 47.4%가 ‘결혼하지 않고 독신으로 사는 것에 동의한다’고 답했다. 결혼하고 아이를 낳지 않는 것에 동의한다고 한 응답자는 34.6%에 달했다.
가사 수행은 여전히 전반적으로 ‘아내 중심’인 것으로 나타났다. 시장보기, 식사준비, 청소 등 가사노동을 아내가 한다는 응답은 73.3%로 나타났다. 남편과 아내가 똑같이 하는 비율은 25.3%, 남편이 한다는 비율은 1.4%로 나타났다.
일과 생활의 균형이 어렵다는 인식도 늘었다. 모든 연령대에서 직장일 때문에 개인 생활이 부족하다고 답한 비율이 24.5%로 가장 높았으며, 30대(18.3%)와 40대(20.5%)는 응답자 5명 중 1명 꼴로 ‘현재 내 삶에서 일과 생활의 균형이 제대로 이뤄지고 있지 않다’고 답했다.
신영숙 여가부 차관은 “저출산·고령화 등 가족구조의 변화로 인한 새로운 서비스 수요에 신속하고 탄력적으로 대응하여 국정과제인 ‘누구 하나 소외되지 않는 가족, 모두가 함께하는 사회 구현’ 이행에 속도를 높이겠다”며 “자녀 양육 부담 경감, 일·생활 균형 지원 등 함께 돌보고 함께 일하는 가족친화 사회 조성을 위한 정책방안을 관계부처와 협력하여 적극 추진함으로써 저출산 극복에 힘쓰겠다”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