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기의 민족’…원화, 달러화 제치고 가상화폐 거래 통화 1위

실물처럼 구현된 비트코인 모습. 연합뉴스

[헤럴드경제=김현경 기자] 한국에서 가상화폐에 대한 투기적 수요가 급증하는 가운데 한국 원화가 미국 달러화를 제치고 전 세계 가상화폐 거래 통화 1위를 차지했다.

리서치회사 카이코(Kaiko)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가상화폐 거래소에서 원화로 이뤄진 거래량은 4560억달러(약 632조원)로 달러화 거래량 4450억달러보다 많았다고 블룸버그통신이 16일(현지시간) 전했다.

원화와 달러화에 이어 유로화(590억달러), 튀르키예 리라화(500억달러), 일본 엔화(420억달러) 등의 순이었다.

원화 거래량이 급증한 것은 국내에서 진행되는 거래소간 수수료 전쟁 때문으로 분석됐다.

최근 빗썸과 코빗 등 거래소가 현물 거래량의 80%를 차지하는 업비트의 고객을 유인하기 위해 수수료를 부과하지 않는(zero-fee) 판촉을 진행하고 있다는 것이다.

더구나 한국은 예외적으로 대장주 격인 비트코인이나 시총 2위 이더리움과 같은 대형 가상화폐보다 변동성이 큰 고위험의 소형 가상화폐를 선호한다.

한국에서는 이 같은 소형 가상화폐 거래 비중이 전체 가상화폐 거래의 80%를 차지한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지난달에는 고위험 고수익 전략의 가상화폐 상장지수펀드(ETF) ’2x 비트코인 전략 ETF(BITX)’에 한국 투자자들이 대거 몰리기도 했다.

한국 내 가상화폐 수요는 최근 치러진 총선의 의제가 될 정도로 뜨거운 상태로, 정치권은 이에 맞춰 가상화폐 과세 유예나 미국 비트코인 현물 ETF 투자 제한을 해제하겠다는 공약을 하기도 했다.

한편 한국 금융당국은 ‘테라-루나’ 사태를 계기로 하반기부터 한층 강화된 이용자 보호 법안을 시행할 예정이다.

7월 19일부터 시행되는 가상자산이용자보호법은 미공개 중요정보 이용, 시세조종, 부정거래 등 가상자산 관련 불공정거래행위를 금지하고 이를 위반한 자에 대해 최대 무기징역에 처하거나 부당이득의 2배에 상당하는 금액 이하의 과징금을 부과하도록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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