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재철 LG전자 H&A사업본부장이 빌트인 브랜드 시그니처 키친 스위트 제품을 소개하고 있다 [LG전자 제공] |
[헤럴드경제(밀라노)=정태일 기자] LG전자가 3년 내 글로벌 빌트인 가전 사업에서 1조원 매출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류재철 LG전자 H&A사업본부장(사장)은 16일(현지시간) 이탈리아 밀라노에서 열린 세계 최대 규모 디자인 전시회 ‘밀라노 디자인 위크’에서 기자들과 만나 “2027년까지 세계 빌트인 시장에서 조 단위 매출을 목표로 사업 확대에 주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1조원 매출 목표는 현재 LG전자 빌트인 사업 매출의 2배에 달하는 수준이다.
LG전자가 내세우는 주무기는 공감지능(AI·Affectionate Intelligence)이다. LG전자는 자체 개발한 가전 전용 온디바이스 AI칩 DQ-C와 가전 OS(운영체제)를 다양한 제품으로 확대하고 있다.
실제 LG전자는 밀라노 디자인 위크 중 주방 가전·가구 전시회인 유로쿠치나를 통해 화구의 위치 관계 없이 어디에나 냄비를 올려도 조리할 수 있는 시그니처 키친 스위트 프리존 인덕션(36인치)을 최초 공개했다. 특히 AI가 음식의 끓는 정도를 파악하고 예측해 물이나 수프, 소스 등이 넘치는 것을 막아주는 ‘끓음 알람’ 기능을 갖췄다. 또 ‘고메(Gourmet) AI’를 적용한 시그니처 키친 스위트 오븐(24인치) 신제품도 유럽 시장에 첫 선을 보였다. 오븐 내부 AI 카메라가 재료를 식별해 130개 이상의 다양한 요리법을 추천하고 최적화된 설정을 제안한다.
AI 끓음 알람 및 조리기구 추적 기능을 탑재한 시그니처 키친 스위트 36인치 프리존 인덕션 [LG전자 제공] |
현지 시장 전략은 초프리미엄과 볼륨존을 동시에 공략하는 투 트랙으로 세웠다. 류 본부장은 “초프리미엄 시장에서 유럽 로컬 브랜드와의 경쟁을 강화하기 위해 시그니처 키친 스위트는 지메틱(Siemetic) 등 프리미엄 가구 브랜드 및 딜러망을 통해 고객에게 접근하며 이탈리아를 비롯해 스페인, 프랑스 등 남유럽을 중심으로 확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매스 프리미엄 시장을 공략하는 볼륨존 제품군은 인테리어 디자이너나 건축업체 등을 타깃으로 하는 마케팅을 준비하고 있다”며 “빌트인과 같은 B2B 시장은 초기 진입 장벽이 높지만 LG전자는 준비된 빌트인 브랜드라고 자신하는 만큼 우리 제품이 빠르게 소비자에게 도달할 수 있도록 인프라 구축에 역량을 집중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유로쿠치나에는 유럽 전통의 강호 밀레, 보쉬, 지멘스 등이 쟁쟁한 규모로 전시에 나섰지만 류 본부장은 가장 의식하는 브랜드로 중국의 ‘하이얼’을 꼽았다. 류 본부장은 “LG전자의 성공 방식을 그대로 답습하면서도 디자인과 기술력의 약점을 빠른 속도로 극복하며 성장하는 기세 때문에 하이얼이 가장 견제된다”고 말했다.
한편 류 본부장은 올 2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KBIS(The Kitchen & Bath Industry Show) 2024’ 기자간담회에서 세계 최대 가전 시장인 미국의 B2B 생활가전 분야에서도 3년 내 상위 3위 안에 진입하겠다는 목표를 밝힌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