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현지시간) 엘살바도르의 수도 산살바도르에 있는 구글 엘살바도르 건물 외경. [로이터] |
[헤럴드경제=김영철 기자] 연초부터 시작된 미국 기술기업들의 해고 바람이 좀처럼 잦아들지 않고 있다.
17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구글은 구체적인 수를 공개하지 않은 채 직원을 해고하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구글 대변인은 이번 해고가 전사적인 것이 아니고 대상 직원들이 내부의 다른 역할에 지원할 수도 있다고 말했지만, 해당 직원 수나 관련 팀은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경제 매체 비즈니스 인사이더에 따르면 부동산과 재무 관련 여러 팀의 구성원들이 해고 대상인 것으로 전해졌다.
구글 대변인은 “지난해 하반기 이후 업무를 더 효율적으로 만들고 재원을 우선 순위 제품에 배정하기 위해 많은 팀에 대한 변화가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다.
해고 대상자들이 맡은 역할의 일부는 미국의 시카고와 애틀랜타, 인도, 아일랜드 더블린 등 구글의 해외 지역으로 옮겨진다.
이번 해고는 올해 구글을 비롯해 기술기업 및 미디어 산업 전반에 걸쳐 일어났던 대규모 인원 감축이 이어지는 것으로, 경제적 불확실성 속에 기업들의 해고가 계속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앞서 구글이 지난해 1월 사상 첫 대규모 감축을 통해 전체 인력의 약 6%인 1만2000명을 줄이고 올해 초에도 감원에 나섰다. 올해 지난 1월에도 기술직 및 광고직 직원 1000명 이상을 해고한 데 이어 동영상 플랫폼인 유튜브에서도 100명 이상을 감축하면서, 이 회사의 ‘해고 무풍지대’라는 신화는 무의미해졌다.
구글의 순다르 피차이 최고경영자(CEO)는 올해 초 직원들의 반발에도 추가 감원 가능성을 언급한 바 있다.
테슬라에서는 이번 주 전 세계 직원 중 10%의 감원을 예고한 가운데 인력 감축을 구체화하고 있다.
미국 뉴욕주 버팔로에서는 테슬라가 직원의 14%인 285명을 해고하기로 했다고 로이터가 관련 자료를 인용해 전했다.
테슬라의 전체 직원 수는 지난해 말 기준 약 14만명으로, 이번 해고 대상은 1만4000여명 수준이 될 전망이다. 2년 전인 2021년 말만 해도 직원 수는 10만명 수준이었다.
전기차업체 리비안도 지원 부서 직원을 중심으로 인력의 1%인 150명가량을 추가로 감원하기로 했다. 리비안은 지난 2월 하순에는 수요 감소와 고금리 부담을 이유로 직원 10% 축소를 발표했다.
앞서 애플도 자율주행차 사업을 포기하면서 최근 미국 캘리포니아주에서만 모두 614명을 해고한 것으로 전해졌다.
스위스 최대 은행인 UBS 역시 추가 감원을 계획하고 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이날 보도했다. UBS는 경쟁사였던 크레디트스위스(CS)를 지난해 3월 인수한 이후 인력 축소를 이어오고 있다.
블룸버그는 소식통을 인용해 투자은행 부문의 전 세계 인력 중 100명 이상을 비롯해 자산관리와 시장 부문에서도 감축이 예상된다고 전했다. CS를 급작스럽게 인수하면서 UBS의 전 세계 인력은 약 4만5000명에서 약 12만명으로 크게 늘어났다.
UBS는 지난해 3분기에만 4000명을 줄이는 등 지난해 11월까지 모두 1만3000명을 감원한 바 있다.
이밖에 모건스탠리 등 월가 투자은행을 비롯한 글로벌 금융회사들이 홍콩과 중국 등 아시아 지역의 인력에 대해 대대적 감축에 나서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