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지원 법안 상정한 존슨 하원의장…민주당 손에 달린 의장직

마이크 존슨 하원의장 [UPI]

[헤럴드경제=원호연 기자]마이크 존슨 하원의장이 공화당 내 강경파의 반발을 무릅쓰고 우크라이나 지원 예산 법안을 상정하면서 또다시 미 하원이 격랑에 휩싸이고 있다. 강경파는 법안이 통과될 경우 하원의장 불신임 투표를 강행할 예정인 가운데 민주당의 선택이 향후 정국을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17일(현지시간) 존슨 의장이 우크라이나, 이스라엘, 인도·태평양 안보 지원을 위한 추가 안보 예산안 3건을 공개했다. 예산안 규모는 총 950억달러(130조원)을 우크라이나 610억달러, 이스라엘 260억달러, 대만 80억달러 등이다.

앞서 상원이 지난 2월 통과시킨 950억달러 규모의 안보 예산안과 총액이 같지만, 존슨 의장은 우크라이나, 이스라엘, 대만 지원을 하나로 묶지 않고 3개로 분리했다. 그는 오는 20일 저녁에 각 예산안의 본회의 표결을 시도할 계획이다.

공화당 강경파인 마조리 테일러 그린·토마스 매시 하원의원은 법안의 통과될 경우 존슨 의장에 대한 불신임 투표를 추진하겠다는 입장이다.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는 “민주당의 도움 없이는 별도 원조 예산안이 표결에 부쳐질 가능성 자체가 없다”고 지적했다.

존슨 의장은 해당 법안을 통상적인 절차를 통해 통과시키겠다는 입장이다. 이는 규칙위원회와 하원 전체 표결을 넘어서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폴리티코는 “규칙위원회의 보수 성향 공화당 의원 3명이 민주당 의원과 연합해 반대하면 법안은 본회의에 상정되지 못할 것이며 위원회를 통과하더라도 본회의에서 공화당 의원들이 규칙 투표를 통해 법안을 막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미국 하원에서는 규칙위원회가 결정한 의사 일정과 세부 사항을 전체 의원을 대상으로 투표를 통해 채택하도록 하고 있다. 여기서 규칙이 부결되면 관련 법안은 실질적으로 사장된다.

민주당은 다수당인 공화당이 규칙위원회와 본회의에서 규칙을 통과시킬 책임이 있다는 입장이지만 우크라이나 지원을 위해 예산 법안 통과가 절실한 상황이다.

하킴 제프리스 하원 원내대표는 해당 법안에 대한 민주당의 입장을 묻는 질문에 “우리는 아직 논의하지 않았다”며 유보적인 입장을 표명했다.

그러나 세출위원회 민주당 간사인 로사 델라우로 의원은 “하원 공화당 의원들이 몇 달 동안 시간을 끌다가 마침내 동맹국과 절실히 필요한 인도주의적 지원을 제공할 수 있는 길을 열었다”며 지지 의사를 밝혔다.

민주당 내 양대 정파 중 하나인 신민주연합의 애니 쿠스터 의장은 “이 개별 법안들은 상원의 초당적 지원 법안과 똑같다”며 찬성 의사를 밝혔다.

존슨 하원의장에 대한 불신임안이 실제 제출될 경우에도 민주당의 입장이 가장 중요하다. 워싱턴포스트는 “공화당은 하원에서 2석의 근소한 우위를 보이고 있는데 민주당이 존슨 의장을 지지하지 않는다면 공화당 의원 3명의 표만으로도 존슨 의장을 축출할 수 있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게다가 최근 사임 의사를 밝힌 마이크 갤러거 하원의원이 표결에 참석하지 않는다면 불신임안 통과 가능성은 더욱 높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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