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가서 명품 사자”…초엔저에 미·유럽인들 원정 쇼핑

일본 도쿄의 긴자 명품거리 [123RF]

[헤럴드경제=정목희 기자]달러 대비 엔화 가치가 급격히 하락하자 미국·유럽 관광객들이 명품 쇼핑을 하러 일본으로 몰려가고 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18일 보도했다.

미국의 금리 인하가 예상보다 미뤄질 것으로 전망되면서 최근 엔화가치는 34년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일반적으로 명품 브랜드들은 차익 거래를 방지하기 위해 전세계 가격을 동일하게 조정하지만, 엔화 가치가 급격히 떨어지자 일부 명품 브랜드는 일본에서 미처 가격을 인상하지 못했다. 이에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에 구입할 수 있는 드문 기회가 만들진 것이다.

도쿄에서 판매되고 있는 태그 호이어(TAG Heuer)의 까레라 헤리티지 크로노그래프 시계는 10% 면세 할인된 가격 78만5000엔(약 702만원)으로 판매되고 있다. 이는 뉴욕의 6450달러(약 902만원)보다 1350달러 이상 저렴한 금액이다.

최근 일본 도쿄 긴자의 명품거리는 미국, 프랑스, 스페인, 독일 등에서 온 서양 관광객들로 붐비고 있다. 코로나19 이전에 중국인 관광객들로 붐비던 것과는 달라진 모습이다.

독일 베를린에서 온 치아라 람비아(26)는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전에는 모두 일본이 매우 비싸다고 말했는데 이제 일본이 비싸다는 느낌이 들지 않는다”고 말했다.

데보라 에이트켄 블룸버그 인텔리전스 명품 담당 수석 애널리스트는 “명품 브랜드들은 새 제품을 출시하거나 한정판 컬렉션을 발표하면서 가격 조정을 자주 단행하지만, 일시적 환율 변동은 고가의 제품을 저렴한 가격에 구입할 수 있는 기회”라며 “일본에서 구입하면 사실상 할인을 받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초엔저’에 힘입어 방일 외국인이 폭발적으로 늘고 있다. 일본정부관광국(JNTO) 통계에 따르면 지난달 일본을 방문한 외국인은 총 308만1600명으로 월간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기존 월간 최다 기록은 팬데믹 이전인 2019년 7월의 299만1200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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