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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김현경 기자] 중동 지역 확전 우려가 높아지는 가운데 유럽연합(EU) 27개국 정상들이 이스라엘을 공격한 이란에 대한 추가 제재 방안을 논의했다. 이스라엘엔 재반격 자제를 촉구할 방침이다.
17일(현지시간) 오후 벨기에 브뤼셀에서 개막한 EU 특별정상회의 첫날 정상들은 업무 만찬과 함께 중동 사태, 우크라이나 추가 지원, EU-튀르키예 관계 등 외교 안보 현안을 논의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회의 시작에 앞서 기자들과 만나 "지난 주말 (이스라엘) 공격에 사용되고 (러시아에 의해) 우크라이나에서도 사용된 미사일 및 드론 제조에 도움을 준 모든 이들에 대한 제재를 지지한다"고 밝혔다.
마크롱 대통령은 "제제를 확대하고 그 제재들이 이란 정권을 겨냥하도록 보장하는 것이 우리의 책무"라고 강조했다.
카를 네하머 오스트리아 총리는 "대이란 제재를 강화할 수 있는 가능한 모든 수단이 검토돼야 한다"고 강경한 입장을 표명했다.
전날 EU 외교장관 긴급 화상회의에서는 이란산 드론과 미사일 부품은 물론, 이란 혁명수비대 인사들을 제재하자는 제안이 나왔다.
다만 EU 등 서방이 이미 수십년간 대이란 제재를 해왔던 점을 고려하면 추가 제재는 상징적 의미가 더 클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EU 정상들은 이번 회의를 통해 이스라엘 지지를 재확인하면서도 재반격을 자제하도록 촉구할 계획이다. 다만 표현 수위를 두고는 일부 이견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는 기자들에게 이스라엘의 대규모 공격 대응은 안 된다고 강조했다.
페테리 오르포 핀란드 총리는 "지금 가장 중요한 건 이스라엘에 다시 공격하지 말라고 하는 것"이라며 "우리는 긴장을 완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의 화상 연설이 예정돼 있다. 우크라이나는 최근 서방에 패트리엇 등 방공 무기체계 추가 지원이 시급하다고 호소해 왔다.
이와 관련 독일이 지난 13일 우크라이나에 패트리엇 방공 체계를 추가 지원하겠다고 발표했고, 덴마크, 네덜란드, 체코 정상은 독일 계획에 동참할 수 있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이날 공동 발표했다.
중동 분쟁으로 우크라이나 전쟁이 뒷순위로 밀리는 것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다.
기타나스 나우세다 리투아니아 대통령은 중동 분쟁을 언급하면서 "우리는 지금 우크라이나 문제에 집중하지 못하고 있어 우려스럽다"며 "(우크라이나 지원에 관한 EU내) 결정이 내려졌음에도 이를 이행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