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장쑤성에 위치한 TSMC 난징 공장. [게티이미지] |
[헤럴드경제=김현일 기자] 세계 최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업체 TSMC가 1분기 스마트폰용 칩의 부진에도 불구하고 고성능 컴퓨팅(HPC) 부문이 호조를 보이면서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전년 대비 성장세를 이어갔다.
첨단 공정으로 분류되는 7㎚(나노미터·1㎚=10억 분의 1m) 이하 매출 비중은 65%를 기록해 첨단 반도체 위탁생산이 여전히 실적을 견인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3나노 매출 비중은 전 분기 15%에서 1분기 9%로 감소했다. 스마트폰용 칩 부문의 부진이 영향을 미쳤다.
TSMC는 1분기 연결 기준 매출 5926억 대만달러(약 25조원), 영업이익 2490억 대만달러(약 10조5700억원)를 기록했다고 18일 발표했다. 이는 전년 대비 각각 16.5%, 7.7% 증가한 수치다.
순이익은 2255억 대만달러(9조5800억원)로, 1년 전보다 8.9% 기록했다. 매출과 순이익 모두 시장 예상치를 넘기며 사상 최고치를 달성했다.
다만 전 분기(2023년 4분기)와 비교하면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5.3%, 4.3% 감소했다. 순이익도 5.5% 줄었다.
TSMC의 1분기 플랫폼별 매출 비중. [TSMC 자료] |
TSMC는 1분기 스마트폰 부문의 계절성 탓에 매출이 전 분기 대비 16%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HPC용 칩 수요가 3% 성장하며 이를 일부 상쇄했다고 덧붙였다. TSMC는 애플과 엔비디아, AMD 등 굵직한 기업들을 고객사로 두며 글로벌 반도체 위탁생산의 60% 가량을 책임지고 있다.
실제로 TSMC의 1분기 스마트폰 매출 비중은 4분기(43%)에 비해 38%로 줄었으나 HPC는 43%에서 46%로 증가했다. 사물인터넷(6%), 차량(6%), 디지털 가전(2%)이 그 뒤를 이었다.
공정별로 보면 가장 최신 공정인 3㎚ 매출 비중은 전체의 9%를 차지했다. TSMC가 3㎚ 공정 매출 비중을 처음 공개한 지난해 3분기 6%를 기록한 이후 4분기에 15%로 최고치를 찍었으나 1분기 들어 6% 포인트 감소했다. 5㎚는 37%, 7㎚는 19%를 차지했다.
삼성전자와 TSMC가 반도체 회로를 더 얇게 그리기 위한 미세화 경쟁이 치열한 가운데 숫자가 작을수록 최첨단 공정 기술로 분류된다. TSMC의 경우 첨단 공정으로 꼽히는 7㎚ 이하가 1분기 전체 매출의 65%를 차지했다. 이는 작년 4분기 67%보다 소폭 줄어든 수치다.
TSMC의 1분기 공정별 매출 비중. [TSMC 자료] |
지역별로 보면 북미 지역 고객 매출이 1분기 전체의 69%를 차지해 가장 높았다. 아시아 태평양 지역이 12%를 기록하며 중국(9%)을 넘어섰다. 일본은 6%, EMEA(유럽, 중동 및 아프리카)는 4%를 차지했다.
TSMC는 올 2분기 매출 예상치로 196억달러(약 26조9300억원)~204억달러(약 28조원)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앞서 삼성전자는 올 1분기 잠정 매출과 영업이익 각각 71조원, 6조6000억원을 기록했다고 지난 3일 발표했다. 이는 전년 같은 기간보다 각각 11.37%, 931.25% 증가한 수준이다. 작년 4분기와 비교해도 매출은 4.75%, 영업이익은 134.04% 성장했다.
부문별 실적을 공개하지 않았지만 증권업계는 삼성전자의 반도체 사업을 담당하는 DS(디바이스솔루션) 부문이 7000억∼1조8000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2022년 4분기 이후 5분기 만에 흑자 전환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삼성전자는 오는 30일 부문별 실적을 발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