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 윌리엄스 뉴욕연방은행 총재가 18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에서 열린 ‘세마포(Semafor) 세계 경제 서밋’에서 연설하고 있다. [AFP] |
“데이터가 우리의 정책목표인 인플레이션 2%를 달성하기 위해 더 높은 금리가 필요하다고 말한다면 우리는 분명히 그렇게 하고 싶을 것입니다.”
존 윌리엄스 뉴욕 연방은행 총재는 18일(현지시간) 워싱턴DC에서 열린 세마포(Semafor) 세계 경제 서밋에서 “추가 금리 인상은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기본 입장은 아니다”면서도 인플레이션이 반등할 경우 금리 인상에 나설 수 있다고 언급했다. 연준 당국자가 금리 인상을 언급하자 이날 2년물 미 국채 금리는 5%선에 바짝 다가섰고 뉴욕증시는 닷새째 내림세를 지속했다.
연준 인사가 통화 정책 완화 이후 금리 인상 가능성을 언급한 것은 윌리엄스 총재가 처음이다. 뉴욕 연은 총재는 의장과 부의장에 이어 연준의 3인자이지만 공개시장 운영 업무를 책임진다는 점에서 제롬 파월 연준 의장 못지않은 무게감이 실린다.
이날 윌리엄스 총재는 연준이 금리인하를 서두르지 않을 것이라고 재차 강조했다. 그는 “확실히 금리 인하에 대한 시급함은 없다고 본다”면서 “경제는 강력하고 이는 좋은 소식”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는 우리의 금리가 경제를 과도하게 둔화시키지 않았다는 것을 의미한다”면서 “우리가 인플레이션을 2% 목표치로 돌리기 위해 금리를 꾸준히 유지해야 할 근거를 제공한다”고 덧붙였다.
최근 발표된 3월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년 동월 대비 3.5% 상승하면서 6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치를 보였다. 물가 지표가 1~2월에 이어 또다시 시장 전망치를 상회하자 시장에서는 연내 기준 금리 인하 기대감이 크게 후퇴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시장은 6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금리 인하가 단행될 가능성을 16.2%로 보고 있다. 한 달 전 50.8%에 비해 대폭 낮아졌다. 6월 인하는 물 건너갔고 9월에 한차례 인하된 후 내년 1월 혹은 3월에나 추가 인하될 것이라는 게 시장의 전망이다.
최근 연준 인사들이 연이어 매파적(통화긴축 선호) 입장을 내놓았지만 인상 가능성까지 언급되자 미국 국채 금리는 또다시 급등했다. 연준 정책에 민감하게 연동되는 2년물 국채금리는 이날 전 거래일 대비 5.8bp(1bp=0.01%포인트) 오른 4.99%로 5%선에 바짝 붙었다. 10년물 금리도 5.2bp오른 4.637%를 기록했다.
앤드류 브레너 냇얼라이언스증권 국제 채권 책임자는 “연준 이사들의 발언이 우리를 점점 더 긴장하게 만들고 있다”며 “2년물 금리가 5%를 돌파하면 다음 단계는 5.2%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연준이 매파적 통화정책으로 돌아설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면서 이날 뉴욕 증시에서 주요 지수는 하락세를 보였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는 이날 0.22% 떨어진 5011.12를 기록했다. 기술주 위주의 나스닥 지수도 0.52% 빠진 1만5601.5에 거래를 마쳤다. 두 지수 모두 닷새째 하락세를 이어갔다. 다만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0.07% 오른 3만7778.21로 장을 마쳤다.
미국 금리가 다시 인상되면 한미간 금리차가 벌어지면서 원화 약세 현상이 강화되고 그 결과 수입물가 상승 등 부작용이 심화될 우려가 있다. 중동 분쟁 확산으로 인한 국제 유가의 불안정과 함께 한국 경제의 고민거리가 되고 있다.
코스피는 19일 9시 20분 현재 전 거래일보다 1.56% 내린 2593.61을 나타내고 있다. 같은 시각 코스닥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1.43%내린 843.45에 거래되고 있다.
원호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