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태현(오른쪽) KAIST 생명화학공학과 교수 연구팀이 개발한 고성능 이산화탄소 분리막을 들어보이고 있다.[KAIST 제공] |
[헤럴드경제=구본혁 기자] 국내 연구진이 고분자 구조를 체계적으로 튜닝해 기체 혼합물에서 이산화탄소를 선택적으로 투과시키는 고효율 멤브레인(분리막) 제조 기술을 개발했다. 향후 화학산업 및 환경분야에 적용이 가능해 탄소중립 구현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카이스트(KAIST)는 생명화학공학과 배태현(사진) 교수 연구팀이 고분자 분리막의 구조와 화학적 특성을 전략적으로 제어해 높은 효율로 이산화탄소를 분리 제거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고 22일 밝혔다.
멤브레인(분리막)은 목표 물질을 선택적으로 투과시키는 박막으로 정의되며, 저에너지 분리 기술로 주목을 받아 왔다. 하지만 기존의 고분자 분리막은 치밀한 구조를 가져 활용이 제한되는 단점이 있어 이를 대체하기 위해, 일정한 미세 기공을 갖는 소재를 분리막으로 활용해 기체의 투과 선택성을 높이려는 연구가 많이 수행됐다. 하지만 기존 분자체 분리막들은 양산에 어려움이 있고 제조 과정이 복잡하며 강도가 부족해 실제 공정에 사용하기에 적합하지 못하다는 단점을 극복하지 못했다.
연구팀은 가공성 높은 고분자를 소재로 하고, 제어가 쉬운 화학반응을 이용하여 미세 기공을 형성함으로써 저비용으로 양산이 가능한 분자체 분리막을 구현했다. 사전에 전략적으로 디자인된 고분자에는 다양한 화학 작용기를 도입할 수 있는데, 이번 연구에서는 고분자 분자체 분리막에 이산화탄소의 선택투과성을 높이기 위해서 아미노 그룹을 도입시켰다.
새로 개발된 분리막은 고성능이지만 쉽게 부서지는 탄소 분자체 분리막과 달리 고분자 분리막에 준하는 기계·화학적 안정성이 높고 유연성을 지녔다. 또한 대량생산에도 유리한 공정을 적용해 상업화에도 유리한 조건을 갖추고 있다.
KAIST가 개발한 고성능 이산화탄소 분리막.[KAIST 제공] |
현재까지 개발된 탄소 분자체 분리막 중 성능이 우수한 분리막들에 버금가는 이산화탄소 분리 성능을 보이며 이번에 개발된 기술은 적용되는 분리 공정에 따라서 맞춤형으로 튜닝이 가능, 향후 여러 산업 분야로 확대 적용이 가능한 범용성 기술이다.
KAIST 생명화학공학과 이홍주 박사과정이 제1 저자로 참여한 이번 연구는 국제 학술지 ‘사이언스 어드밴시스(Science Advances)’ 4월 12일자 온라인 게재됐다.
이홍주 연구원은 “이번 연구에서 개발한 이산화탄소 분리막은 분자체 분리막 개념에 혁신적인 패러다임 발전을 이끌었을 뿐만 아니라 비교적 간단한 공정 과정으로도 고분자 소재에서는 달성하기 어려웠던 이산화탄소 분리 성능을 확보하는 데 성공했다”며 “고분자 분리막이나 탄소 분자체 분리막을 적용하고자 했던 여러 화학 산업에 적용가능한 훌륭한 대안을 제시한 연구”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