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왼쪽)과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 [AP] |
[헤럴드경제=김현경 기자] 미국 유권자들이 인플레이션(물가 상승)과 생활비 문제 해결 분야에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보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을 더 신뢰한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나왔다.
NBC는 전국 등록 유권자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응답자의 52%가 트럼프 전 대통령이 인플레이션과 생활비 문제를 더 잘 다룰 것이라고 응답했다고 21일(현지시간)보도했다. 바이든 대통령이 이 문제를 더 잘 다룰 것이란 응답은 30%에 그쳤다.
이번 조사는 3월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가 발표된 지 며칠 후인 이달 12~16일 진행됐다. 3월 CPI는 전년 동월 대비 3.5% 상승하며 시장의 예상치를 상회했다. 이는 지난해 9월 이후 6개월 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로, 소비자물가가 다시 오르고 있음을 나타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CPI 발표 후 바이든 대통령의 경제 정책에 공격을 퍼부었다.
물가가 좀처럼 떨어지지 않는 가운데, 바이든 행정부는 인플레이션에 대한 메시지는 유지하면서 일자리, 관세, 세금 같은 경제의 다른 부문에 더 집중하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17일 대선 경합주인 펜실베이니아주의 미국철강노조(USW) 본부를 찾아 중국산 철강과 알루미늄 제품에 대한 관세를 3배로 올리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그 전날에는 세법과 일자리에 초점을 맞추며 “미국 역사상 취임했을 때보다 더 적은 일자리를 기록하며 퇴임한 대통령은 허버트 후버와 도널드 트럼프 단 두 명뿐”이라고 지적했다.
지난 몇 달간 바이든 대통령은 기업들이 높은 물가에 책임이 있다면서 제품 가격은 그대로 두고 양을 줄이는 ‘슈링크플레이션(Shrinkflation)’ 관행을 비판했다.
하지만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높은 수준을 지속하자 다른 경제 문제와 데이터를 내세우고 있다고 CNBC는 분석했다.
예컨대 “미국이 세계 최고의 경제를 가지고 있다”는 주장을 배로 늘렸다. 실제로 미국은 선진국 가운데 국내총생산(GDP), 실업률 같은 경제 지표에서 상위를 차지하고 있다.
그러나 유권자들은 이러한 지표보다 인플레이션과 생활비에 더 관심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응답자 중 23%가 미국이 직면한 가장 중요한 문제로 ‘인플레이션과 생활비’를 꼽았고, ‘일자리와 경제’라는 응답은 11%에 그쳤다.
한편 이번 조사에서 바이든 대통령의 지지율은 44%로 트럼프 전 대통령(46%)과 격차를 2%포인트로 좁혔다. 1월 같은 조사에서는 지지율이 각각 42%, 47%로 5%포인트 차이였다. 오차범위는 ±3.1%포인트다.
바이든 대통령은 특히 낙태 문제와 국가 통합 분야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보다 우위를 보였다. 낙태 문제에선 바이든 대통령이 46%, 트럼프 전 대통령이 31%의 지지를 얻었고, 국가 통합 분야 지지율은 각각 37%, 28%로 집계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