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인민은행. [AP] |
[헤럴드경제=김현경 기자] 최근 금값이 온스당 2400달러를 돌파하며 사상 최고치로 치솟은 데에는 세계에서 가장 큰 금 생산국이자 소비국인 중국이 큰 역할을 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블룸버그통신은 21일(현지시간) “최근 금값 상승의 중심이자 선두에는 중국이 있다”고 전했다.
중동과 우크라이나에서의 전쟁을 포함한 지정학적 긴장 악화와 미국의 금리 인하 전망 하락 등으로 안전자산으로 여겨지는 금 수요는 크게 늘었다.
이에 따라 금값도 크게 올랐지만 중국의 금 수요는 꺾이지 않고 있다. 일반인과 펀드 투자자, 선물거래자는 물론이고 중앙은행인 인민은행까지 나서서 금을 사들이고 있다.
중국의 금 채굴량은 세계 최고지만 여전히 많은 금을 수입하고 있다. 지난 2년간 금 수입량은 2800t이 넘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보유량의 약 3분의 1에 해당한다.
중국 인민은행은 달러화 의존을 줄이고 통화 가치 하락에 대비하기 위해 17개월 연속 금을 매입하고 있다. 지난해 사상 최대 양을 매입한 데 이어 올해도 매입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금 매입 1위 자리를 놓고 중국과 인도가 경쟁해 왔으나 지난해를 기점으로 상황이 엇갈렸다.
중국은 금 관련 제품 소비가 10% 증가한 반면 인도는 6% 줄었다. 중국의 골드바와 금화 투자만 보면 28% 급증했다.
중국에서는 부동산 부문의 위기가 지속되는 데다 주식시장의 변동성도 커 금이 인기 투자처로 더욱 주목 받고 있다.
홍콩에 본사를 둔 프레셔스메탈인사이트의 필립 클랩와이크 상무는 “중국에서는 별다른 투자 대안이 없다. 환율과 자본 통제가 심해 투자할 만한 시장이 금 외에는 없다”고 지적했다.
중국 내에서는 금 수요가 높다 보니 금을 매입하려면 국제 가격에 비해 프리미엄을 더 지불해야 한다. 이 프리미엄도 최근 급등해 평소 온스당 7달러이던 것이 지난 1년간 35달러 수준으로 오르더니 이달 들어서는 89달러까지 뛰었다.
중국 소비자들은 금값이 상승할 때나 하락할 때나 금을 사들이며 가격을 지지하고 있다.
금을 기반으로 하는 상장지수펀드(ETF) 투자도 중국에서 유독 활발하다.
지난해 6월 이후 거의 매달 중국 본토의 금 ETF에 돈이 유입됐지만 나머지 국가들의 금 펀드에서는 자금이 대거 유출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