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여름 미국 매미떼 경보…최대 ’1000조’ 마리 덮친다

2021년 미국 워싱턴DC의 건물에 붙어있는 매미떼. [EPA]

[헤럴드경제=나은정 기자] 미국인들이 떨고 있다. 올 여름 수백조 마리의 매미떼가 나타날 것으로 예고되면서다.

20일(현지시간) AP통신 등에 따르면 최근 곤충학자들은 이달 말쯤부터 올 여름까지 ‘주기성 매미’ 2개 부류가 함께 지상으로 올라와 활동할 것으로 전망했.

이들 매미는 각각 13년 주기와 17년 주기로 땅속에서 기어 나오는 무리로, 미국에서 이 두 부류가 동시에 출현하는 것은 1803년 토머스 제퍼슨 대통령 재임 시기 이후 처음이다.

올해는 이 두 부류에 포함된 매미 7종이 한꺼번에 출현할 예정이다. 이들은 매년 여름 흔히 볼 수 있는 매미들과 달리 붉은 눈을 지니고 있으며 10년이 넘는 긴 시간 동안 추위를 피하기 위해 땅속 깊은 곳에서 유충 시절을 보내다 올라오는 것이 특징이다.

코네티컷대의 곤충학자 존 쿨리는 이번에 나타날 현상을 매미와 아마겟돈을 합친 “매미-겟돈”이라고 부르며 전체 개체 수가 수백조 마리, 어쩌면 1000조 마리에 달할 수 있다고 예측했다.

미국에 17년 만에 돌아오는 매미떼. [EPA]

이 매미들은 일리노이주를 비롯해 위스콘신주에서 루이지애나주, 워싱턴DC 옆 메릴랜드주에서 조지아주 사이에 이르는 중부와 동남부 지역에 주로 서식하는데, 전체 16개 주에 걸쳐 에이커(약 4047㎡)당 평균 약 100만 마리가 뒤덮을 것으로 예상된다.

매미들은 땅의 온도가 섭씨 17.8도까지 따뜻해지면 지상으로 올라오는데, 기후변화로 인해 이 시기가 예전보다 앞당겨지는 추세라고 곤충학자들은 설명한다.

매미는 인체나 농작물에 해를 주지 않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큰 울음소리 탓에 개체 수가 많아질수록 소음이 문제가 된다. 곤충학자 쿨리는 매미 떼가 내는 소리가 “110데시벨에 달한다”며 “마치 제트기 옆에 머리를 대는 것과 같다. 고통스럽다”고 말했다. 2007년 일리노이주 시카고의 음악축제인 라비니아 페스티벌은 17년 주기 매미 출현으로 인한 소음을 우려해 일정을 연기한 바 있다.

다만 학계는 221년 만에 체험하는 자연 현상에서 여러 진귀한 데이터를 수집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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