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희진(왼쪽) 어도어 대표와 방시혁 하이브 의장 [연합·어도어 자료] |
[헤럴드경제=서경원 기자] 증권가는 23일 하이브와 민희진 어도어 대표 간 분쟁이 하이브의 실적에 끼칠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전망했다.
NH투자증권은 이날 종목 보고서를 내고 올해 하이브의 영업이익 추정치에서 어도어의 영업이익 기여도를 14%로 추산하며 최악의 경우를 가정해도 하이브 실적 영향은 제한적이라고 밝혔다.
이화정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어도어 소속 인기 걸그룹 뉴진스의 3개 앨범(5월 싱글, 6월 일본 싱글, 하반기 정규)과 일본 도쿄돔 공연 2회 계획을 감안해 하이브 전체 영업이익에 대한 자회사 어도어의 기여도를 이 같이 산출했다고 설명했다. 이 연구원은 "작년 하이브 내 어도어의 영업이익 기여도는 11%였다"며 "참고로 내년의 경우 BTS의 완전체 활동이 재개되는 만큼 그 기여도가 더욱 줄어들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이날 오후까지 민 대표를 비롯한 어도어 경영진이 하이브의 감사질의서에 답변을 하지 않을 경우, 하이브는 어도어 지분 80%를 소유한 최대주주 자격으로 주주총회 개최 가처분 신청 등 법적 대응에 나설 것으로 이 연구원은 관측했다. 이 경우 최대 2개월이 소요될 전망이다.
이 연구원은 "어도어 측의 별도 요청이 없는 이상 하이브는 뉴진스의 예정된 활동이 정상 진행되도록 지원할 예정이고 어도어 입장에서도 뉴진스의 예정된 컴백을 중단할 가능성은 크지 않을 것"이라며 "컴백일까지 1달여밖에 남지 않은 만큼 활동 중단에 따른 실익이 크지 않기 때문"이라고 짚었다.
이 연구원은 설령 하반기 뉴진스의 활동이 중단된다고 하더라도 실질적으로는 하반기 정규 1개 앨범 발매 차질에 그칠 것으로 예상된다며 "올해 실적에 대한 영향력은 10% 미만이며 실적 차질에 대한 우려는 이미 주가에 대부분 반영됐다"고 봤다.
안도영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뉴진스는 어도어와 전속계약을 체결했으며 하이브가 어도어의 지분 80%를 보유한 이상 뉴진스는 계속해서 하이브의 지적재산(IP)에 해당한다"면서 "뉴진스는 데뷔 이후 2년간의 활동을 통해 이미 견고한 팬덤을 형성했고, 이들은 (민희진) 프로듀서의 팬이 아닌 뉴진스의 팬임을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안 연구원은 "하이브와 어도어 양측 모두 뉴진스 IP의 훼손을 원치 않기 때문에 5∼6월 발매 예정인 음반활동이 영향받을 가능성은 낮다"며 "추후 크리에이티브 대체가 필요하겠으나 기보유한 팬덤 및 하이브의 매니지먼트 역량을 고려하면 비관적으로 볼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애초에 하이브의 네임밸류 없이 (뉴진스가) 데뷔 초 파급력을 구가할 수 있었을지는 미지수"라고 덧붙였다.
오지우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도 "이번 어도어 감사 이슈로 인해 당분간 하이브 주가는 변동성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가장 중요한 뉴진스의 향후 활동과 관련, 뉴진스의 전속계약권은 하이브에 귀속돼 있다"면서 "예정된 일정을 포함한 향후 활동이 정상적으로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날 하이브 리포트를 낸 증권사들은 모두 투자의견 '매수'와 기존 목표주가(NH투자증권 31만원, 한국투자증권 31만5000원, 이베스트투자증권 31만원)를 유지했다.
하이브는 민 대표 등이 본사로부터 독립하려 한다고 보고 경영진에 대한 감사에 착수했다. 이사진을 상대로 주총 소집을 요구했으며, 민 대표에는 사임 요구 서한을 발송했다. 이에 민 대표는 하이브의 또 다른 자회사 빌리프랩 소속 아이돌그룹 아일릿이 뉴진스를 '카피'해 문제를 제기한 것이라며 경영권 탈취 시도 의혹을 부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