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 선사시대엔 ‘녹색’…수렵,목축,농업 영위”

[헤럴드경제=함영훈 기자] 사우디아라비아가 선사시대에는 호수와 녹지를 무대로 수렵하고 농경하는 생활을 영위했음을 시사하는 유적이 잇달아 발견되고 있다.

23일 사우디 문화부에 따르면, 이 나라 문화유산위원회는 사우디 북서부 지역인 메디나(Madinah) 북쪽의 하라트 카이바르(Harrat Khaybar) 움 지르산 동굴에서 지금부터 8000년전에 인류가 거주한 흔적을 발견했다.

사우디 선사-상고사 유적 [사우디아라비아 문화부 제공]

움 지르산 동굴은 길이 1500m, 너비 45m, 그리고 최대 높이 12m로 사우디 왕국에서 가장 긴 용암 동굴로 알려져 있다.

‘탄소-14 연대 측정법’을 사용한 결과 발굴된 사람의 두개골은 B.C.6000년 무렵 것이고, 동물의 뼈는 B.C. 4100년 무렵의 것이다.

과학자들은 움 지르산 동굴의 여러 부분에 대한 고고학적 연구와 발굴을 통해 신석기 시대로 거슬러 올라가 옛 고대의 정착지들을 발견했다.

해당 정착지들은 청동기 시대에 기록된 목축민의 흔적을 담고 있다. 연구에는 킹 사우드 대학, 독일 막스플랑크 연구소 및 사우디 지질조사소가 참여했다.

사우디 선사-상고사 유적 [사우디아라비아 문화부 제공]

앞선 문화유산위원회의 조사연구 결과, 사우디 왕국의 북서부 지역인 타부크(Tabuk) 외곽의 고대 호수에서 약 12만년 전에 인류가 거주했다는 증거가 발견됐다.

해당 지역이 현재는 건조한 기후와 황량한 자연을 지니고 있지만, 이전에는 보다 온화하고 활동적인 생활환경을 갖추었다는 것을, 이 연구는 시사한다.

고고학 발견물 중에는 사냥에 사용되는 개와 풀을 뜯어먹고 있는 염소, 소 등이 조각된 바위, 천, 나무 등이 있었다.

이외에도 발견된 수천 개의 동물 뼈 중에는 하이에나, 말, 낙타, 사슴, 카리부, 소, 가축 당나귀 등도 있었다.

‘방위성동위원소’를 활용해 남은 인간의 유골을 분석한 결과, 인간은 고기를 주식으로 하여 생계를 유지했으며, 이후 생계 수단이 농업으로 확장되면서, 곡물로도 영양분을 섭취했다는 점을 입증할 흔적도 발견했다고 사우디 문화유산위원회는 밝혔다.

이같은 사우디-독일 공동 연구결과는 지구 생태는 끊임없이 변화하고, 지금 사막지역이 녹지로, 녹지가 사막으로 바뀔수 있음을 보여준다.

Print Friendl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