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월 영종국제도시 총연합회와 주민들이 영종 국제학교(킹스칼리지스쿨) 유치를 유정복 인천시장이 직접 나서 달라는 내용의 기자회견을 하고 있는 모습. |
[헤럴드경제(인천)=이홍석 기자]인천 영종국제도시 국제학교 유치에 오랜 기간 미온적 태도로 일관하고 있는 인천시와 인천경제자유구역청에 대해 지역 주민들의 반발이 거세지고 있다
더욱이 영종 주민들은 명문 국제학교 유치 요구에도 아랑곳 하지 않고 수년째 개발업자 선정 등 개발방식에만 집착하고 있는 인천경제자유구역청을 믿지 못해 유정복 인천시장이 직접 나서 유치해 달라고 여러차례에 걸쳐 간곡하게 촉구를 했지만 이마저도 외면을 당하고 있어 주민들의 분노가 극도에 다다르고 있다.
이에 따라 주민들은 그동안 요구한대로 명문 국제학교 유치를 조속히 이행하지 않을 경우 유 시장을 비롯한 인천경제청장 등 관계자들을 대상으로 그 책임과 이에 따른 심판을 받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영종국제도시 총연합회(이하 영종총연)는 24일 성명서를 내고 영종 국제학교 유치에 수수방관만 하지 말고 유 시장의 결단을 촉구한다고 주장했다.
성명서에 따르면 국제학교는 해외에 직접 발품을 팔아 유치해 와야 하는데 인천경제청은 장기간 가만히 앉아만 있으면서 개발업자와 학교를 한데 묶어서 공모하겠다는 주장만 되풀이 해 왔다.
뉴홍콩시티 건설에 국제학교 유치는 필수임에도 유 시장은 수수방관만 하고 있다. 최근 유 시장의 뉴홍콩시티 핵심 공약 파기 논란에 영종 주민들이 분개하는 이유와 근거는 간단하다.
유 시장은 홍콩에서 탈출하는 굴로벌 기업들을 영종에 단 한 곳도 유치해 오지 못했다. 문제는 외국 기업들을 유치해 오기 위해서 필수적인 외국인 정주여건(교육, 의료 시설 등)을 유 시장이 너무 등한시해 왔다는 사실이다. 유 시장이 뉴홍콩시티 건설에 꼭 필요한 국제학교 문제를 수수방관해 온 것이 아닌가 하는 의심이 든다.
주민들은 그동안 인천경제청의 국제학교 부지 축소와 개발업자 공모방침에 반대하며 영국 최상위급 명문학교 킹스칼리지스쿨(이하 킹스) 동급 또는 그 이상급의 우수한 국제학교를 유치해 달라는 요구를 끊임없이 제기해 왔다.
또한 유 시장에게 주민 수천 명의 서명부와 건의서도 제출하고 수차례 성명서와 기자회견을 발표하는 등 힘겨운 촉구를 계속해 왔다. 이럼에도 불구하고 유 시장이 미동도 하지 않은 것은 국제학교 필요성을 갖고 있지 않았다는 것으로, 뉴홍콩시티 공약 역시 애초부터 이행 의지가 없었던 건 아닌지 의구심이 든다.
유 시장이 지난 2022년 6월 지방선거 인천시장 후보 시절 선거운동 내내 밝혔던 뉴홍콩시티를 영종에 세우겠다고 한 말을 그대로 믿고 표를 몰아준 영종 주민들은 유 시장에게 큰 실망감을 느낀다.
또 당시 유 시장과 영종 주민들이 함께 체결한 제대로 된 명문 국제학교 유치를 위한 협약서는 이행하지 않고 있어 그저 종이장에 불과한 실정이다. 시장 당선을 위한 ‘선거용 협약서’임이 여실히 드러나게 하고 있어 화가 난다.
영종에 명문 국제학교가 건립되면, 명실상부한 퀄리티 높은 국제도시와 교육도시로의 면모를 갖추게 될 것으로 기대했는데 이 모두가 물거품이 될 지경에 이르렀다.
국제학교는 전국적으로 확대하는 추세이다. 코로나19를 거치면서 해외유학 대신 국내 국제학교를 가는 학생들이 늘어나고 있다. 그런데 국제학교는 외국인 투자기업 가족들이나 한국 부모들이 선호할 만한 명문학교이여야 한다. 그래야 외국인 투자유치 경쟁력이 생기고 내국인 인구가 유입되며 도시 브랜드 가치도 높아진다.
국내외 학부모들은 IB(International Baccalaureate, 국제바칼로레아) 교육 수준이 높은 국제학교를 선호한다. 전 세계는 4차 산업 시대에 걸맞은 인재를 IB교육에서 찾고 있으며 IB점수로 국내외 명문 대학에 진학하고 있다.
다시 말해, 국제학교의 IB교육 수준이 경쟁력으로 이어진다는 것이다. 따라서 국제학교에 IB교육과정이 없다면 외국인 투자유치 경쟁에서 불리하다는 뜻이고 내국인들의 이주 효과도 떨어지며 교육도시로의 면모를 세워가기가 어렵다.
그럼에도 인천경제청은 지금까지 아무런 기준도 없이 아무 학교나 가지고 경쟁을 시켜 왔다. 인천경제청에 설립의향서(LOI)를 제출한 3곳의 학교 중 A학교는 세계적인 명문학교이고 B학교는 송도에서 불법 논란이 일었던 학교와 비슷한 성격의 학교이며 C학교는 학교 수준도 낮고 IB과정 자체가 없다.
이처럼 단순 비교를 해 봐도 명문 국제학교를 쉽게 구분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인천경제청은 아무 학교나 유치해도 개발만 잘하면 된다는 주장을 펼치고 있다. 하지만 어떤 학교가 영종에 남는가에 따라 그 유익과 피해는 두고두고 영종 주민들이 지고 가는 것이다.
주민들은 지난 1월부터 여러 차례 인천경제청과의 간담회에서 킹스를 고양시 등 타 지역에 빼앗길 수 있다는 우려를 전달해 왔다. 킹스는 영국 랭킹 1위, IB교육 세계 5위이기 때문에 인천경제청에 국제학교 설립 참여 의사를 보이고 있는 학교들 중 가장 최상위급 수준이기 때문에 킹스 유치를 간절히 원하게 된 그 이유였다.
더욱이 세계적으로 퀄리티 높은 킹스의 IB교육 과정을 학생들이나 교사를 위해 양성하는 프로그램을 지원하고 또한 영종 지역 학생들만을 대상으로 장학제도 지원 등 다양한 특권을 부여하는 협약도 체결했다.
하지만, 인천경제청은 도리어 자기들의 행정업무를 특정학교 일정에 맞출 수 없다는 안일한 태도를 보이며 명문학교를 유치하려는 기색은 전혀 찾아볼 수 없었다. 영종만의 특권이 날아갈 위기에 있는데 대해 유 시장과 인천경제청은 이에 대한 책임을 지어야 한다.
이처럼 명문학교 유치를 염원하는 영종 주민들의 뜻을 묵살하고 문제의 심각성을 인지하지 못하는 유 시장과 인천경제청에게는 더 이상 명문학교 유치를 기대할 수 없다. 더욱이 지난 1월 보도자료를 통해 영종 국제학교를 다시 원점에서 재검토해 추진할 것이라는 인천경제청의 입장은 아직도 검토만하고 있을 뿐, 주민들 기망만 일삼고 있다.
이에 따라서 영종총연은 ▷인천경제청은 국제학교 유치 업무에서 손 떼고 인천시장과 정무부시장이 이 일에 나서라 ▷2024년 1월부터 인천경제청과 인천도시공사 등의 업무에 관여할 수 있는 권한이 부여된 시 정무부시장은 본인에게 주어진 권한을 행사해 의무와 책임을 다해 달라 ▷영종의 미래를 생각해 영종의 브랜드 가치를 높여줄 수 있는 명문학교 킹스 또는 IB교육 서비스가 가능한 킹스와 동급 및 그 이상의 명문학교를 유치하라 ▷인천시가 뉴홍콩시티 공약 이행 의지가 있다면 즉각 국제학교와 종합병원부터 유치해 국제도시 인프라부터 구축하라 ▷인천시장은 명문학교를 유치해 오고 인천경제청과 인천도시공사는 개발업무를 맡아서 그 업무를 이원화하라. 즉, 국제학교 유치와 개발을 분리해 추진하라 등을 강력하게 요구했다.
영종총연은 “그동안 지역 주민들이 뜻을 모아 추천해 온 킹스를 타 지역에 빼앗길 수 있다고 누누이 경고해 왔는데 만약 그 우려가 현실이 될 경우 인천시장, 인천경제청장과 그 실무 책임자들, 지역 국회의원과 시의원 등이 반드시 책임을 져야하고 심판을 받아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