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키 아이파크몰 매장 모습. 기사 내용과는 무관 [아이파크몰 제공] |
나이키코리아가 본격적인 인력 감축 작업에 착수했다. AI(인공지능)로 대체 가능한 직원에게 권고사직을 통보하며 전사적으로 추진 중인 비용 절감에 속도를 내고 있다.
26일 헤럴드경제 취재를 종합하면 나이키코리아는 최근 일부 직원들에게 권고사직을 통보했다. 현재까지 권고사직을 통보받은 직원은 17명으로, 이 가운데 7명이 회계팀 소속으로 알려졌다. 업계는 AI 기술로 대체할 수 있는 회계·전산 직무를 위주로 인력을 감축한 것으로 해석했다.
이번 인력 구조조정은 나이키가 전사적으로 단행하고 있는 비용 감축 전략의 일환이다. 나이키는 미국 소재 본사와 나이키코리아를 비롯해 전 세계 조직의 인력을 줄이고 있다.
미국 현지 언론에 따르면 미셸 애덤스 나이키 부사장은 최근 본사 소재지인 오리건주 당국에 문서를 제출해 “6월 28일까지 본사 직원 740명가량을 줄이기로 했다”고 밝혔다. 지난 2월 전체 직원의 2%에 해당하는 1600명을 해고한 지 2개월여 만이다.
이처럼 나이키가 인건비를 감축하려는 것은 그만큼 실적이 악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나이키의 혁신 동력이 떨어졌다는 평가도 잇따른다. 경쟁력을 가진 신제품을 내놓지 못하면서 소비자들이 외면하고 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나이키의 지난해(2022년 6월 1일~2023년 5월 31일) 연간 영업이익은 59억1500만달러(약 8조원)로 1년 전(66억7500만 달러)보다 11.4% 줄었다. 2020~2021년(69억3700만 달러) 이후 2년 연속 하락세다. 매출 전망도 부정적이다. 매트 프렌드 나이키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오는 6월 시작되는 하반기(2025회계연도 상반기) 매출이 한자리수 감소할 것”이라고 말했다.
주가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2021년 주가가 사상 최고치인 177달러까지 치솟았던 나이키는 현재 94.5달러 수준으로 반토막이 됐다. 시가총액으로 보면 약 1300억달러의 자본이 증발한 셈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나이키는 에어포스1 등 과거 모델에 대한 의존도가 갈수록 커지고 있다”며 “소비자의 관심을 끌만한 혁신적인 신제품을 출시해야 주가와 실적이 개선될 것”이라고 말했다.
회사는 실적 부진의 원인을 직원에게 돌리는 분위기다. 존 도나호 나이키 최고경영자(CEO)는 현지 언론에 “(신선한 제품이 부족한 이유는) 나이키 직원들이 2년 반이라는 시간 동안 재택근무를 했기 때문”이라고 언급했다.
나이키는 지난해 말부터 비용절감 프로젝트를 가동하고 있다. 향후 3년간 20억달러의 비용을 절감하는 것이 목표다. 특히 AI 기술의 발달로 예전만큼 인력이 필요하지 않게 된 회계나 전산직 직무를 중심으로 구조조정을 진행 중이다.
업계는 나이키코리아가 추가적으로 인력을 줄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일각에서는 30명 안팎이 구조조정 대상이 될 것이라고 예상한다.
이와 관련해 나이키코리아 관계자는 “스포츠, 건강, 웰니스 등에 대한 혁신이 그 어느 때보다 높아진 지금, 이번 변화를 통해 조직의 규모를 적절히 조정해 성장의 기회로 나아가고자 한다”며 “글로벌 전체 팀원의 약 2%가 개편될 예정이며, 모든 팀원의 노고에 대한 깊은 감사의 마음을 표한다”는 원론적인 입장만 밝혔다.
김벼리·유혜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