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6일(현지시간) 이스라엘 남부 에일라트의 홍해 항구 모습. [EPA] |
[헤럴드경제=김영철 기자] 중동지역 분쟁이 가중되는 상황에서 역설적으로 글로벌 해운업체들의 주가가 오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년간 여러 분쟁과 가뭄 등으로 공급망 리스크가 이어지면서 해운업체들이 웬만한 리스크에는 끄떡없도록 단련돼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29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최근 불거진 이란과 이스라엘 간 긴장은 글로벌 공급망에 골칫거리로 작용하고 있다. 주요 해상통로의 교통을 방해하고 화물 운송 기간과 비용을 늘려 화주나 해운업체들에 부담이 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세간의 예상을 뒤엎고 주요 해운 업체들의 주가는 상승했다. 독일의 하팍로이드, 덴마크의 A.P 묄러 머스크, 중국의 코스코해운 등이 모두 3월 최저치에서 크게 반등했다.
상하이 컨테이너 화물 지수도 작년 말의 최고점에서 하락하다가 최근 다시 상승세를 타고 있다.
이런 주가 상승은 지난 2년간의 어려움으로 인해 해운업계가 모든 종류의 난관에 대비하고 있었기 때문으로 블룸버그는 해석했다. 또 세계 무역이 회복세를 보이고 있으며, 해운업체들은 이전보다 가격결정력이 더 강해졌다는 점도 요인으로 풀이된다.
글로벌 공급망의 위기는 지난해 10월 하마스의 가자지구 침공에서 가중됐다.
이스라엘은 이란이 하마스와 레바논의 헤즈볼라를 지원한다고 비난했으며, 이스라엘과 이란의 직접 충돌로 분쟁이 확산할 경우 리스크는 대폭 커질 것으로 시장은 우려했다.
지난 4월 1일 이스라엘은 시리아의 수도 다마스쿠스에 있는 이란 영사관을 미사일로 공격했고 이란 군 고위 지도자들이 사망했다. 이란은 복수를 다짐했으며 지난 13일 호르무즈 해협에서 이스라엘 연관 선박 MSC 에리즈호를 나포했다.
양측은 미사일 공격도 주고받았다.
이외에도 중앙아메리카 지역에서는 파나마 지역의 가뭄으로 인해 선박들이 운하를 통과하지 못해 남미대륙을 우회했으며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중유럽과 북유럽의 해상 교통도 차질을 빚고 있다.
이런 여러 혼란을 거치면서 화물운송료는 등락을 거듭해왔다. 운송 기간이 늘어 공급 감소를 불러왔지만 세계 무역이 둔화하면서 수요도 위축돼 버렸다. 어느 쪽이 더 줄어드느냐에 따라 운송비가 영향을 받는 상황이다.
3월에 바닥을 친 중국의 수출이 늘어날 가능성이 있고 베트남이나 인도 등 다른 생산거점 지역의 활동도 기대된다는 점에서 수요 확대 여력이 있는 것으로 블룸버그는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