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토 저격사건 주역’ 채찬·김창균·장창헌·이춘화 선생, 5월의 독립운동가

국가보훈부는 30일 사이토 총독 저격 사건 100주년을 맞아 채찬, 김창균, 장창헌, 이춘화 선생을 올해 5월의 독립운동가로 선정했다. 사진은 독립기념관에 소장 중인 채찬 선생 사진.[보훈부 제공]

[헤럴드경제=오상현 기자] 국가보훈부는 사이토 총독 저격 사건 100주년을 맞아 압록강 상류에서 국경을 시찰하던 조선 총독 사이토 마코토를 저격하는 등 지속적으로 항일무장투쟁을 전개한 채찬, 김창균, 장창헌, 이춘화 선생을 올해 5월의 독립운동가로 선정했다고 30일 밝혔다.

문화통치로 한국인들을 분열시킨 조선 총독 사이토 마코토 저격 사건은 1924년 5월 19일 총독 일행이 국경을 시찰한다는 정보를 들은 대한민국임시정부 직할부대 참의부 독립군들에 의해 거행됐다.

참의부 참의장 채찬은 제2중대 장창헌에게 총독 사살을 명령했으며 김창균과 장창헌, 이춘화 선생은 매복을 하고 있다가 순시선을 향해 일제히 사격했다.

이에 당황한 일제 경찰은 제대로 대응조차 하지 못한 채 사격권을 벗어나 도망쳤다.

참의부의 저격은 비록 성공하지 못했지만 사이토 총독은 그 해 열린 일본 국회에서 조선 통치의 성과는 보고하지도 못하고 저격 사건의 상황을 구구절절하게 설명해야 했다.

또 독립신문을 비롯한 다수의 언론에 사이토 총독 저격 사건이 대서특필돼 한민족의 항일의식을 크게 고무시킨 역사적 사건으로 기록됐다.

국가보훈부는 30일 사이토 총독 저격 사건 100주년을 맞아 채찬, 김창균, 장창헌, 이춘화 선생을 올해 5월의 독립운동가로 선정했다. 사진은 국사편찬위원회가 소장중인 사이토 총독 저격 사건을 보도한 동아일보 기사.[보훈부 제공]

항일무장투쟁은 한말 의병항쟁에서 시작됐다. 일제의 탄압이 갈수록 심해지자 의병들은 일제의 추적을 피해 만주 각지와 연해주 등지로 피신해 독립군으로 활동했다.

이들은 무관학교를 설립하고 독립군을 양성해 무장투쟁을 통해 독립을 쟁취한다는 목표 아래 서북간도를 중심으로 독립군 기지를 건설했다.

특히 1924년 설립한 참의부 독립군들은 사이토 총통 저격뿐 아니라 남만주 일대의 항일운동에서 큰 역할을 담당했다.

수많은 무장투쟁을 통해 적에게 큰 피해를 줬고 국경을 넘어 일제의 주요 기관을 파괴하고 밀정을 처단하는 등 치열한 독립투쟁을 수행했다.

채찬 선생은 충청북도 충주 출생으로 일찍부터 의병투쟁을 하다 만주로 이동해 신흥무관학교를 수료했다.

이후 서로군정서, 통의부 등에서 적극적인 무장투쟁을 전개하는 한편 독립신문에 자금을 지원해 독립 정신을 고취하도록 노력했다.

김창균 선생 일제감시대상 인물카드. 국사편찬위원회 소장.[보훈부 제공]

평안북도 창성에서 1899년 태어난 김창균 선생은 의병장들이 주도해 결성한 대한독립단에 가입해 일제와 교전을 벌이고 밀정 처단에 앞장섰다.

1922년에는 서간도 지역 독립운동단체를 통합해 결성한 통의부에 참여해 일제 경찰대와 교전하고 일제 기관을 습격하는 등 적에게 큰 피해를 입혔다.

1884년 평안북도 용천에서 태어난 장창헌 선생과 1896년 평안남도 대동에서 태어난 이춘화 선생은 일찍부터 대한통의부 의용군에 참여해 무장투쟁을 시작했다.

1924년에는 친일파를 사살하고 가옥을 소각하는 등 무장투쟁을 벌이다 이제와 교전 중 순국했다.

정부는 선생들의 공훈을 기리기 위해 채찬과 김창균 선생에게 각각 1962년과 1995년에 건국훈장 독립장을, 장창헌과 이춘화 선생에게는 1995년 건국훈장 애국장을 추서했다.

압록강 상류에서 본 의주. 국립중앙박물관 소장. [보훈부 제공]
Print Friendl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