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뱅크오브호프가 하와이 소재 테레토리얼 뱅콥을 인수 합병한다.
뱅크오브호프의 지주사 호프 뱅콥은 29일 오전 LA 한인타운에 위치한 본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하와이 소재 테레토리얼 뱅콥(이하 테레토리얼)을 인수한다고 발표했다.
테레토리얼 뱅크는 지난 1921년에 하와이에 설립된 커뮤니티 뱅크로 2023년 4분기 기준 자산규모가 22억 4000만달러에 대출 13억달러, 예금 16억달러를 보유한 하와이주 5위규모로 주 전역에 28개의 지점을 운영하고 있다.
남가주 소재 한인은행이 하와이 지역 은행을 인수한 것은 지난 2021년 CBB 뱅크가 오하나뱅크를 합병한 이후 두번째다.
발표에 따르면 이번 인수 합병은 테레토리얼의 주식 1주당 뱅크오브호프의 주식 0.8048주를 교환하는 전량 주식교환 방식이며 이는 지난 26일 종가(10.96달러)기준 테레토리얼(7.07달러)에 약 25%의 프리미엄을 얹은 금액이다. 이에 따른 합병 비용은 약 7900만달러로 추산되며 이를 위한 추가 증자 등은 필요하지 않다는 게 뱅크오브 호프측의 설명이다.
통합 후 은행의 지분율은 뱅크오브호프 주주가 합병 은행 주식의 약 94.4%, 테레토리얼 주주가 약 5.6%를 차지한다.
합병 후 뱅크오브 호프의 자산은 약 213억달러가 되며 예금 164억달러, 대출 150억달러를 보유하게 된다.
뱅크오브호프 측은 “현재 양 은행의 이사회가 합병의 기본 전제에 합의한 상황으로 관계 당국의 심사 등을 거치면 늦어도 올해 연말에는 최종 합병이 가능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다음은 호프뱅콥 이사장겸 뱅크오브 호프 CEO인 케빈 김 행장과 가진 일문일답.
-언제부터 합병에 관해 협의했는가
▲테레토리얼의 앨런 기타가와 행장과 이미 수년 전부터 친밀한 관계였다.본격적인 합병 이야기가 오고 간 것은 연준이 본격적인 금리 인상을 시작한 지난해부터로 서로의 니즈(Needs)가 일치하는 것을 확인한 후 빠르게 진행됐다. 뱅크오브 호프는 영업망 확장을 통한 고객층 다양화를 노리고 있었고 테레토리얼은 금리 인상에 따라 대폭 늘어난 이자 지출 등으로 인해 수익 창출에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지속적인 협상 끝에 합병이 각자의 가려운 곳을 긁어 줄 수 있다는 결론에 도달했다.
-테레토리얼과의 합병을 통한 영업망 확장과 고객층 다양화 외에 장단점은 무엇인가
▲테레토리얼 은행은 전체 대출의 97%가 주택 모기지에 집중돼 있고 해당 인력의 전문성이 탁월하다. 뱅크오브호프는 대출에서 주택모기지 분야가 차지하는 비중이 약 6%선인데 업계 선두 은행들은 이 비율이 20~25%로 높다. 이번 합병이 완료되면 주택모기지 비율을 15%선으로 높이면서 포트폴리오의 다양화를 꾀할 수 있다. 또 테레토리얼은 부실 자산 비율이 지난해 4분기 기준 0.1%에도 못 미칠 만큼 낮고 고객층의 절대 다수가 테레토리얼을 주 거래 은행으로 삼는 충성도 높은 고객(Royal Customers)다. 단순히 고객층만 다양화하는 것이 아니라 핵심 고객을 얻게 되는 것이다.
자산과 대출 예금이 모두 늘면서 이를 통해 이자율이 높은 예금을 대체하거나 대출을 늘리고 인프라에 투자하는 등 운영에 자유로움도 더해진다.
테레토리얼 은행의 관점에서도 뱅크오브호프와 합병으로 장점이 많다. 기존 주택 모기지 대출과 예금이라는 단순 구조에서 뱅크오브호프가 가진 다양한 금융상품을 이용할 수 있다. 주주들도 주식 교환 방식을 통해 25%에 달하는 프리미엄이 얹어지는 만큼 투자에 따른 수익을 거둘 수 있다.
합병에 따른 우려라면 폐쇄적인 특징이 강한 하와이 은행을 인수한다는 것과 이에 따른 문화 충돌이 있을 수 있다는 것이지만 약 10여차례(BBCN, 나라, 윌셔 등 포함)의 합병을 통해 노하우를 쌓은 만큼 충분히 대응할 수 있다고 믿는다.
-향후 이사회 구성과 은행 경영진, 직원 유지 그리고 지점 관리 등에 관한 계획은
▲아직 합병 후 이사진 구성 방안을 논하기는 이르다. 하지만 합병 후에 지역적 특성을 고려해 기존 명칭(테레토리얼)은 그대로 유지하며 대출부서 등 은행의 핵심 직원과 하와이주내 28개 지점도 가능한 유지할 계획이다. 경영진 일부는 합병 완료 후 변화가 있을 수 있다.
-일부에서 뱅크오브호프와 워싱턴주 유니뱅크의 합병 무산, 다른 한인은행의 타 인종 은행 인수 실패 등을 빗대 우려의 시각도 있는데?
▲유니뱅크는 합병에 완전히 합의하기 전 합병 추진이 알려진 후 일이 틀어진 것이다. 양 은행 주주들이 사실상 완전 동의한 이번 케이스와는 다르다.
또 관련 당국과 합병에 따른 문제를 겪을 가능성도 극히 낮은 만큼 무난히 마무리될 것이다.
-합병 후 목표는?
▲합병이 마무리되면 자산은 물론 대출과 예금도 크게 성장해 한 단계 더 도약할 수 있는 체질개선을 할 수 있다.단기적으로는 LA 카운티 기준 자산 4위인 중국계 캐세이뱅크(지난해 4분기 기준 자산 230억달러, 뱅크오브호프는 191억달러)와 격차를 더욱 줄이고 나아가 캐세이를 넘어서고 싶다.최한승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