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현지시간) 컬럼비아 대학교 내 친 팔레스타인 시위대가 해밀턴 홀을 점거하고 옥상에서 팔레스타인 국기를 흔들고 있다. [AFP] |
[헤럴드경제=원호연 기자]이스라엘의 가자지구 침공에 반대하고 바이든 정부의 대 이스라엘 지원을 반대하는 시위가 미 대학가를 휩쓸고 있는 가운데 뉴욕 경찰이 컬럼비아대 시위를 선동하는 외부세력이 있다고 언급해 논란이 일고 있다. 시위대는 즉각 반박했다.
30일(현지시간) 뉴욕경찰국(NYPD) 에드워드 카반 국장은 기자회견에서 “대학과 관련 없는 이들이 컬럼비아 대 시위를 확대하는 게 관여했다”고 밝혔다.
뉴욕 경찰 대테러국의 레베카 와이너 부국장은 “시위와 관련된 위험하고 파괴적이며 때로는 범죄 행위로 수년간 경찰의 감시를 받아온 사람들이 시위 전술을 바꾸도록 영향을 끼치고 있다”고 부연했다. 그러면서 “학교와 관련이 없는 사람들이 야영지에서 시위대에게 훈련을 시키고 있다”고 덧붙였다.
컬럼비아대 측은 시위대 내 캠퍼스 구성원이 아닌 사람들이 있다고 보고했다. 다만 시위대 내에 외부 세력이 얼마나 되는지 구체적인 숫자를 제시하진 못했다.
와이너 부국장은 “가구로 바리케이드를 만들고 감시카메라를 파괴하는 등 우려할 만한 행동이 다른 시위, 다른 대학, 다른 도시로 번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러면서 컬럼비아대 학생들의 해밀턴 홀 점거에 대해 “수정 헌법 제 1조가 보장하는 표현과 평화적 시위의 자유를 훨씬 넘어섰다”고 지적했다.
30일(현지시간) 친 팔레스타인 시위대가 컬럼비아 대학교 해밀턴 홀을 점거하고 플래카드를 내걸고 있다. [EPA] |
이같은 주장에 대해 해밀턴 홀을 점거한 시위대는 “우리는 자치단체며 다른 단체와 긴밀히 협력하고 있다는 것은 사실이 아니다”고 반박했다. 이들은 대학 당국의 재정 투명성과 정학 처분을 받은 학생들의 사면을 요구했다.
대학 당국은 해밀턴 홀을 점거한 학생들에게 퇴학 처분을 내리겠다는 입장이다.
대학 당국이 시위 학생들에 대한 정학 처분에 착수하자 시위대 일부는 29일 밤부터 해밀턴 홀로 불리는 강의동을 점거했다. 해밀턴 홀은 독립 전 1754년 지어진 대학 원조 건물로 전통적인 인문학부 학장실과 강의실이 모여 있다. 1968년 베트남전 반전 시위와 1985년 남아공 인종분리정책·(아파르트헤이트) 반대 시위 때 학생들이 점거한 바 있다.
200명 정도가 홀 주위에 바리케이드를 치고 있고 수십 명이 안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이 점거를 주도한 시위대는 ‘컬럼비다 대학 아파르트헤이트 다이베스트(CUAD)’ 학생그룹으로 전해졌다. 이스라엘 관련 기업 주식에 대한 ‘매각·투자철회(Divest)’는 20여년 전 이스라엘 정부의 서안지구 유대인 정착촌 건설에 항의하는 유럽 대학과 지성인들이 취한 반 이스라엘 운동 방식이다.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 전략소통조정관은 “캠퍼스 내 건물을 강제로 점거하는 것은 절대적으로 잘못된 접근 법이며 평화적인 시위의 예가 아니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