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연합] |
[헤럴드경제=유동현 기자] 러시아는 우크라이나가 에이태큼스(ATACMS) 장거리 지대지 미사일을 쏴 크림반도를 공격하려다 저지당했다고 30일(현지시간) 밝혔다.
러시아가 임명한 세르게이 악쇼노프 크림 자치공화국 수반은 텔레그램에서 에이태큼스 미사일이 크림반도 상공에서 러시아 방공망에 격추됐다고 주장했다.
그는 크림반도 돈스코예와 심페로폴 인근에 떨어진 에이태큼스 미사일의 불발탄이라며 사진도 게시했지만 격추 시점과 경위 등 세부 내용은 언급하지 않았다.
러시아 국방부도 지난 24시간 동안 방공군이 우크라이나 드론 10대, 미국제 에이태큼스 미사일 6기, 프랑스제 해머(Hammer) 정밀유도폭탄 2개를 격추했다고 이날 밝혔다.
친러시아 단체 '우리는 러시아와 함께한다'의 블라디미르 로고프 회장은 전날 밤부터 우크라이나군이 에이태큼스 미사일로 크림반도 잔코이와 심페로폴을 공격하려고 했지만 러시아군 방공망에 저지됐다고 텔레그램에서 주장했다.
또 우크라이나군이 여러 발의 에이태큼스 미사일을 이용해 크림반도 민간인에 대한 공격을 시도했다고 덧붙였다.
항공우주군 참모총장 출신 빅토르 본다레프 러시아 상원 국방안보위원회 부위원장은 이날 텔레그램에서 "러시아의 방공 미사일 S-300과 S-400 트리움프가 우크라이나 에이태큼스와 성공적으로 싸우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러시아의 정보기관이 에이태큼스를 사용하는 우크라이나군의 위치를 신속하게 찾아낼 수 있다고 확신한다"고 했다.
미국은 지난주 우크라이나에 사거리가 300㎞에 달하는 신형 에이태큼스 미사일을 비밀리에 제공했으며 우크라이나에 영토 안에서만 사용할 것을 지시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러시아는 우크라이나가 이 미사일로 크림반도를 비롯한 '러시아 영토'를 공격할 것이라고 비난한 바 있다.
한편 러시아가 다음 달 노동절(5월1일)과 전승절(5월9일)이 이어지는 긴 연휴를 즐기는 동안 우크라이나군이 도발에 나설 수 있다는 전망도 나왔다. 5월7일엔 지난달 5선에 성공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취임식도 열린다.
러시아 군사 전문가 안드레이 마로치코는 타스 통신에 "우크라이나군이 확실히 어떤 행동을 할 것으로 확신하며 러시아군은 도발 가능성에 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른 군사 전문가 아나톨리 마트비추크는 우크라이나군이 푸틴 대통령의 취임식에 맞춰 40여발의 미사일로 크림반도와 러시아 본토를 잇는 크림대교를 공격할 수 있다고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