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시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이사회(Fed) 의장의 연준 금리 발표에 따른 기자회견이 진행되는 가운데 직원이 일하고 있다. [로이터] |
[헤럴드경제=김빛나 기자]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인하 시기가 불투명해지면서 투자자들이 유럽과 인도, 인도네시아 등 신흥시장에 주목하고 있다. 미국 시장에서의 예상 변수를 줄이기 위해 ‘금리 인하를 예고한 유럽’과 ‘경제성장률이 높은 신흥국’으로 전략을 다각화하려는 것이다.
1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지난달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 등 주요국의 증시는 변동성이 컸지만 유럽 증시는 상대적으로 지수 변동이 적었다.
S&P 500와 닛케이 등 주요 증시는 3월 고점 대비 지난달 하락세를 보였다. S&P 500는 3월 28일 5284.85로 최고점을 찍었지만 한 달 뒤인 지난달 28일 5035.69로 4.7%포인트 떨어졌다. 일본 닛케이225 지수도 3월 최고점을 찍었던 3월 25일 종가가 4만1087.75였으나 한 달 뒤인 지난달 25일 3만7628.48을 기록해 8.4%포인트 급락했다.
반면 유럽 대표 주식인 유로스톡스600은 3월 고점이었던 3월 29일 512.67에서 지난달 29일 508.34로 고점 대비 낙폭이 1% 미만에 그쳤다. 로이터는 “투자자들이 연준 금리 인하 시기에 대한 불확실이 커지면서 미국 주식과 채권에 대한 동요로부터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유럽과 신흥국 자산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고 했다.
지난 1월 크리스틴 라가르드 ECB 총재가 독일 프랑크푸르트 암 마인에서 열린 통화정책이사회를 마친 뒤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 [EPA] |
유럽 증시가 상대적으로 선방한 데는 유럽중앙은행(ECB)이 금리 인하를 예고하면서 유럽증시가 개선될 가능성이 커진 탓도 있다. 크리스틴 라가르드 유럽중앙은행 총재는 지난달 CNBC와의 인터뷰에서 “디스인플레이션(물가상승 둔화)이 예상대로 진행되고 큰 충격이 없다면 제한적 통화정책을 완화할 시기로 향하고 있다”며 “상당히 짧은 시간 안에 그렇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유럽 최대 자산운용사 아문디의 아멜리 데람부레 수석 멀티에셋 매니저는 “여전히 미국 주식의 장기적인 이익을 기대하고 있지만 하락세를 막기 위해 풋옵션(지정된 가격에 지분을 되팔 수 있는 권리)을 샀다”며 “투자자들이 미국 국채에서 유로존 채권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고 말했다.
로이터는 “유럽 주식은 은행이나 에너지와 같은 가치들이 안정적으로 쌓여 있다”며 “꾸준한 글로벌 성장도 있지만 각종 비용이 상승할 때 어려움을 겪지 않는 경향이 있다”고 지적했다.
1조 5000억달러를 운용하는 소냐 라우드 리걸 & 제너럴 인베스트먼트 매니지먼트의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수익 다각화는 앞으로 훨씬 더 중요할 것이다”며 “이제는 미국 주식보다 유럽 주식을 선호한다”고 덧붙였다.
루카 파올리니 픽테자산운용 수석전략가도 “유럽에 대한 익스포저를 늘리고 있다”며 “일반적인 거시적 전망은 저렴하고 순환적인 가치시장을 뒷받침한다”고 말했다.
인도 등 신흥국 투자도 함께 부상하고 있다.
유럽 투자회사(IB) 바클레이즈 전략가들은 로이터에 “투자자들이 인도, 인도네시아, 베트남 등에서 견조한 경제 성장을 기대하고 있기 때문에 신흥 시장 채권들이 매수자를 찾고 있다”며 “미국 정부 부채가 급증한데가 계속 늘고 있기 때문에 연준이 금리를 인하하더라도 국채가 매력적이지 않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