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장 “美 연내 금리인하 안할 경우 가정해 스트레스테스트 실시”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1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금융투자협회에서 열린 '기업과 주주행동주의의 상생·발전을 위한 간담회'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이상섭 기자

[헤럴드경제=강승연 기자]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미국의 기준금리 동결 결정과 관련해 연내 금리를 인하하지 않는 경우를 가정한 금융권 스트레스테스트를 실시할 것을 주문했다.

금감원은 2일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6차례 연속 기준금리를 5.25~5.50%로 동결했다는 소식에 이 원장 주재로 금융상황 점검회의를 개최하고 우리 경제와 금융시장에 미칠 수 있는 영향을 점검했다.

이날 회의에서 이 원장은 AA- 등급 3년물 회사채 신용스프레드가 지난달 말 46.2bp(1bp=0.01%포인트)로 떨어지는 등 국내 금융시장이 연초 대비 안정적으로 관리되고 있으나, 대내외 불확실성에 대비해 주요 현안을 철저하게 관리해줄 것을 당부했다.

특히 미 연준이 올해 기준금리를 인하하지 않는 ‘노컷(No-cut)’ 시나리오 또는 유가 급등 등 최근 대내외 불확실성을 반영한 위기 시나리오를 가정한 스트레스테스트를 실시해 금융시스템 내 약한 고리를 찾아내고 건전성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일본의 통화 완화 기조 유지 및 미·일 금리차로 인한 엔화 약세가 우리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아직 제한적이나, 글로벌 시장 불안에 따른 엔화 및 아시아 주요국 통화 동반 약세가 우리 경제·금융시장에 미칠 영향을 점검하고 대비책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이 원장은 고금리 장기화 등에 따라 취약차주를 중심으로 연체율이 상승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금융회사들이 다양한 방식의 매각 등을 통해 연체채권을 조속히 정리하도록 해 수익성과 건전성의 동반 개선을 유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고금리 장기화로 직격탄을 맞을 수 있는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에 대해서는 “금리 장기화 우려가 높아지고 있는 상황임을 감안할 때 PF 구조조정을 지연하는 것은 부담이 가중될 수 있으므로 신속하고 질서 있는 연착륙을 추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5월 초에 PF 사업성 재평가 기준 발표 등 PF 연착륙 추진 과정에서 대내외 경제·금융여건 변화가 가미돼 조금이라도 시장 불안이 나타날 경우에 대비해 이미 마련된 시장안정 정책이 즉시 집행될 수 있도록 관계기관과 협력체계를 더욱 공고히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Print Friendl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