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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장연주 기자] 서울에서 고깃집을 운영중인 한 자영업자가 납품받은 소주에서 경유 냄새가 나 해당 주류회사에 원인 규명을 요청하자 "보관방법의 문제로, 경유 냄새가 나는 것이 맞다"고 인정했다. 하지만 주류회사 측은 이런 사실을 인정하고도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아 자영업자는 분통을 터뜨리고 있다.
서울에서 10년째 고깃집을 운영중이라는 자영업자 A씨는 지난 달 29일 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에 ‘판매 중인 소주에서 경유가 발견됐습니다’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A씨에 따르면, 최근 한 손님으로부터 소주에서 이상한 냄새가 난다는 얘기를 들었다. 직접 소주의 냄새를 맡아봤더니 실제로 경유 냄새가 났다. 곧바로 다른 소주를 꺼내 확인한 결과 같은 브랜드 소주에서 역시 비슷한 냄새가 나는 것을 파악했다.
이날 영업을 마친 뒤 A씨 가족은 식당에서 소주를 마시다 같은 냄새를 맡았다. 이에 납품받은 주류를 모두 꺼내 확인했는데 약 20병 정도의 소주에서 경유 냄새가 났다. A씨의 모친은 경유 냄새가 짙은 소주 한병을 다 마시고 며칠 동안 몸 상태가 좋지 않아 병원까지 방문했다.
결국 A씨는 해당 주류 본사에 연락을 했고, 회사 관계자가 직접 식당을 찾아와 소주를 확인한 뒤 ‘경유 냄새가 난다’는 것을 인정했다고 A씨는 전했다.
'경유 냄새 나는 소주'를 고발한 업주가 올린 글. [보배드림 캡처] |
회사 관계자는 "주류 공장의 보관 방법 문제"라며 "소주 유리병에 미세한 구멍이 있는데 공장에서 경유와 함께 보관하며 생긴 일 같다"고 추측했다.
이 관계자는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에 직접 신고해서 피해를 보더라도 원인을 밝혀주겠다”며 경유 냄새가 나는 소주병을 여러 병 가져갔다고 한다.
그런데 이후 2주가 지나도 본사 측은 아무런 연락이 없었다. 이에 A씨가 다시 연락해봤더니 회사 측은 피해 손님이 직접 식약처 신고를 하는 것으로 알고 연락을 기다렸다고 주장했다.
A씨는 “어떻게든 해결해 주겠다는 태도를 보이다가 갑자기 말을 바꾼 대기업의 태도에 기분이 너무 나쁘다”며 “우리 가족도 소주를 직접 마셨기 때문에 정신적으로 피해를 본 데다 손님마저 잃었다”고 토로했다.
그는 이어 “우리 식당에서 경유 냄새가 나는 소주를 마신 피해 손님과 또 우리 가게의 피해에 대해 주류회사 측이 아무런 조치도 없이 조용히 시간이 흐르기만 기다리고 있는 것 같다"며 "경유가 나온 브랜드의 소주를 믿고 팔아도 되나 묻고 싶다"고 말했다.
이에 네티즌들은 "어느 업체인지 브랜드를 밝혀라", "대기업에는 이런 일이 있다면 브랜드부터 알려야 한다", "더 큰 피해가 생기기 전에 어느 소주인지 알려달라"는 의견을 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