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새 7000만원대까지 주저앉은 비트코인…그 많던 호재는 다 어디로? [투자3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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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유동현 기자] 미국 중앙은행(Fed)이 1일(현지시간) 기준금리를 6개월 연속 동결한 가운데 비트코인 2달여 만에 개당 7000만원대까지 떨어졌다. 비트코인은 반감기와 홍콩의 현물 상장지수펀드(ETF) 승인과 같은 호재에도 불구 내리막길을 면치 못하고 있다. 미국의 현물 ETF 자금 유입이 둔화된데다 중동 지정학적 요인도 발목을 잡으면서다.

2일 가상자산 거래소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비트코인은 오전 7시 38분 기준 1개당 7989만원을 나타내고 있다. 비트코인이 7000만 원대를 형성한 건 지난 2월 26일(7265만원) 이후 처음이다.

비트코인은 지난 3월 최고가를 경신한 이후 내리막길을 걸었다. 한달 전 9448만원이었던 가격은 전날까지 15.67%빠지며 내림세를 타고 있다. 이는 가상자산 거래소 FTX가 파산한 2022년 11월 이후 가장 큰 폭의 하락이다.

비트코인은 4차 반감기를 겪은 데다 홍콩에서 현물 ETF 승인으로 호재를 안고 있지만 가격은 내리막길이다. 비트코인은 지난달 20일께 4차 반감기를 마쳤다. 반감기는 공급이 줄어들기 때문에 통상 가격 측면에서 호재로 간주됐다. 앞선 세 차례 반감기에선 반감기 후 1,3개월 뒤 가격 흐름은 달랐지만 6개월 뒤 공통적으로 상승하는 흐름을 보였다.

지난달 30일(한국시간) 중국 자산운용사인 차이나에셋매니지먼트, 보세라에셋매니지먼트, 하베스트펀드매니지먼트의 홍콩법인은 비트코인과 이더리움 현물 ETF를 각각 2개씩 총 6개 출시했다. 홍콩 현물 ETF 첫 거래량의 경우 당초 미국(46억달러)보다 더 많은 자금이 유입될 것이라는 시장 기대감과는 달리 1100만달러 수준에 그쳤다.

댄림(Dan Lim) 가상자산 온체인 데이터 분석 플랫폼 크립토퀀트 기고자는 “현재는 비트코인 가격이 조정을 받고 있기 떄문에 그만큼 공격적인 매수를 하는 투자자가 적은 것으로 판단된다”며 “결국 조정기간 이후 다시 상승이 왔을 때 지금보다 훨씬 많은 자금이 들어올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각종 호재에도 비트코인이 약세를 면치 못하는 건 중동에서의 지정학적 불안이 지속하고 있고 현물 ETF로의 자금 유입이 크게 둔화한 것이 주 원인이 됐다. 미국 비트코인 현물 ETF에서 5일 연속 자금이 빠져나갔고, 이번 주 거래를 시작한 홍콩 현물 비트코인 ETF로의 자금 유입은 기대에 크게 미치지 못했다.

여기에 당초 기대와는 달리 인플레이션으로 올해 금리 인하가 없을 것이라는 전망도 제기되면서 하락 폭이 커졌다. 특히, 연준의 금리 결정을 앞두고 낙폭을 키웠다. 금리 인하가 더 늦어질 수 있다는 전망이 드리우면서다.

제프 켄드릭 스탠다드차타드의 디지털 자산 연구 책임자는 “유동성을 바탕으로 성장하는 가상화폐와 같은 자산에 대한 거시적 배경이 나빠졌다”며 “미국의 광범위한 유동성 조치는 4월 중순 이후 급격히 악화했다”고 했다.

전문가들은 경제 지표와 지정학적 압력을 고려할 때 향후 몇 주간 계속 하락할 수 있다고 전망한다. 홍콩 가상화폐 거래소 비트파이넥스는 “비트코인 가격이 1∼2개월간 박스권에서 거래되며 1만 달러의 변동 폭을 보일 수 있다”며 “비트코인 공급량 감소를 가져온 반감기의 영향은 몇 달 후에 나타날 것으로 예상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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