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총련 명칭서 ‘통일’ 빼고 냉랭한데…김동연 경기북도는 ‘평화누리특별자치도’

석창우 화백이 1일 경기 의정부시 경기도북부청사에서 열린 경기북부특별자치도 새 이름 대국민 보고회에서 대상을 받은 새 이름 ‘평화누리특별자치도’를 공개중이다. [연합]

[헤럴드경제=김성우 기자] 북한이 작년 말 남북 관계를 교전 중인 적대 관계로 규정한 이후, 정부기관과 친북단체들에서 ‘통일’이라는 표현이 거듭 삭제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에 김동연 경기도지사가 추진하고 있는 ‘경기북부특별자치도’의 명칭이 ‘평화누리특별자치도’로 정해지는 등, 남북관계에서 온도차가 발생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1일 재일교포 소식통에 따르면 총련 중앙기관인 중앙상임위원회 내 ‘국제통일국’은 최근 명칭을 ‘국제국’으로 변경했다 .

총련 기관지인 조선신보가 3월 14일자 ‘6·15공동선언실천 해외측 위원회 해산’ 기사에서 참가자를 서충언 총련중앙 부의장 겸 국제통일국장으로 보도한 바 있으나 지난달 16일 조선중앙통신 기사에서는 서충언 부의장 겸 국제국장으로 명칭에서 통일이 제외됐따. 조선신보도 지난달 26일 도쿄서 열린 재일조선인평화통일협회 간사회 행사를 전하면서 참가자를 서충언 총련중앙 부의장 겸 국제국장으로 기입했다. 한달새 조직명에서 통일이 빠진 것으로 보인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지난해 말 노동당 전원회의에서 남북 관계를 ‘적대적 교전국 관계’로 규정한 뒤 대남기구에 대한 정리를 시사했다. 이어 6·15공동선언실천 북측위원회, 조국통일범민족연합 북측본부, 민족화해협의회 등 북측단체들과 이에 대응하는 남측단체들이 잇따라 문을 닫았다.

대남노선이 전환하면서 각종 사회시설의 철거도 이뤄지고 있다. ‘조국통일 3대헌장 기념탑’이 사라졌고, 북남경제협력법 등 관련 법률 폐지, 애국가 가사의 ‘삼천리’ 명칭 변경, 평양 지하철 ‘통일역’ 명칭 변경이 이뤄졌다.

총련에서도 이같은 변화가 관측된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총련 홈페이지에는 여전히 국제통일국이라는 명칭이 사용되고 있다.

국내 정치권과의 온도차가 극명한 대목이다. 현재 경기도는 한강을 기준으로 경기도를 남북으로 나누는 분도를 추진하고 있는데, 북쪽 지역인 ‘경기북부특별자치도’(가칭)는 이름을 ‘평화누리특별자치도’로 추진할 계획이다.

경기도는 1일 오후 의정부시에 있는 경기도청 북부청사 평화누리홀에서 열린 ‘대국민 보고회’에서 이같은 내용을 발표했다.

앞서 경기도는 경기 북부가 가진 성장 잠재력에 걸맞은 상징적인 이름이 필요하다고 보고 경기 북부의 정체성과 역사성, 미래지향적인 가치를 담은 새로운 이름을 짓는 대국민 공모전을 지난 1~2월 진행한 바 있다. 여기서 총 5만2435건의 명칭이 접수됐고, 경기도는 홍보·네이밍·역사학자 등 관련 전문가의 3차례 심사를 거쳐 최종 후보작 10개를 선정했다. 이후 온라인 투표와 심사위원 최종 심사 결과 ‘평화누리특별자치도’가 대상에 올랐다. 새 명칭은 대구에 거주하는 91세 할머니가 지은 것으로 전해졌다.

김 지사는 “수상작으로 선정된 ‘평화누리’라는 이름을 지어주신 분은 91세 되신 할머니 신정임씨로 대구에 거주하고 계시고 고향은 경북 선산”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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