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EPA] |
[헤럴드경제=김현경 기자]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가 각 회원국에서 러시아에 의한 '하이브리드 활동'이 격화했다며 이례적으로 경고 성명을 냈다.
'하이브리드 활동'이란 일반적으로 정규전 및 비정규전에 사이버, 인프라 공격 등을 결합한 형태를 의미한다.
나토 최고 의사결정기구인 북대서양이사회는 2일(현지시간) 오후 성명에서 "(나토 회원국인) 체코, 에스토니아, 독일, 라트비아, 리투아니아, 폴란드, 영국에 영향을 주는 적대적 활동에 연루된 여러 개인에 대한 조사 및 기소를 포함해 나토 영토에서의 악의적 활동에 깊이 우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이는 러시아가 대서양 전역에 걸쳐 지속해 수행 중인 격화된 선전 활동의 일부"라며 "여기에는 허위 정보 유포, 사보타주(파괴 공작), 폭력 행위, 사이버 및 전파 방해와 기타 하이브리드 작전이 포함된다"고 지적했다.
성명은 "지속해서 우리의 회복성을 증대시키고 러시아 하이브리드 행위에 대응하기 위한 수단을 강화할 것"이라며 "나토 동맹들은 하이브리드 행위 및 공격을 억제하고 방어할 준비가 돼 있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우리는 러시아의 행위를 규탄하며 러시아가 국제적 의무를 준수할 것을 촉구한다"면서 "러시아의 행위가 우크라이나에 대한 동맹국들의 지원을 막지는 못할 것"이라고 전했다.
나토의 이날 성명 발표는 유럽 다수 국가에서 러시아의 스파이 활동 혹은 허위 선전전 관련 적발 사례가 잇따르면서 상황이 심상치 않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앞서 독일에서는 지난달 22일 독일 내 미군기지를 정탐하고 파괴 공작을 꾸민 혐의로 독일계 러시아인 2명이 체포됐다.
영국에서도 러시아 용병단 바그너그룹에 포섭돼 우크라이나와 연계된 런던의 상업시설을 상대로 방화 공격을 조직한 혐의로 20세 남성을 기소했다.
또 체코 당국은 친러시아 선전 네트워크가 적발됐다고 발표하는가 하면 나토 동부전선인 발트 3국 영공을 중심으로 러시아가 GPS 신호를 교란한다는 의혹도 꾸준히 나왔다.
옌스 스톨텐베르그 나토 사무총장도 최근 독일을 방문한 자리에서 "동맹 내에서 러시아의 은밀한 활동을 경계해야 한다"고 말한 바 있다.
당시 스톨텐베르그 사무총장은 "이런 스파이 행위는 용납할 수 없다"며 "우리의 우크라이나 지원을 저지하지는 못할 것이다. 동맹국을 상대로 한 이런 방식의 적대적 행위에 대해 긴밀히 조율해 대응하고 있다"고 덧붙였다.